삶의 위기에 터닝포인트가
필요할 때

두 번째 책 <기분이 좋아지면 삶이 좋아진다>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시간 속에서 방황하는 날이다. 이 길도 막히고 저 길도 막혀서 사방이 꽉 막힌 것 같은 순간,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아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은 순간, 뭘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절망스럽다.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서울의 공연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삶을 살고자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직장도 없고 집도 없어 용인에 사는 친구의 작은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었다. 취업을 다시 하기 위해 밤낮으로 도서관에서 입사준비를 했다. 채용공고가 나면 원서를 작성하고 이력서를 수정하고 직무와 관련한 계획서를 만들었다. 원서를 제출하고 난 후에는 서류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면접 준비를 했다.


그렇게 몇 달 동안 입사원서를 10곳 넘게 제출했는데 서류조차 통과되지 않았다. 면접을 볼 기회조차 얻지 못하니 자존감이 메말라갔다. 땅이 푹 꺼지는 느낌이었다. 통장의 잔고는 점점 줄어들고 경력단절의 시간은 점점 늘어나니 벼랑 끝에 몰리는 기분이었다. 친구들은 걱정스러운 말투로 위로를 건넸지만 그게 더 마음을 아프게 했다.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괴로움이 밀려와 잠에서 깨기가 싫었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친구의 아파트에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아침밥을 먹은 후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어느 날부터는 딱히 원서를 쓸 곳이 없어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우울해서 그랬는지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에 손이 갔다. 특히 클래식과 국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가슴을 뛰게 하는 음악을 들었다.


베토벤의 합창교향곡과 케논변주곡, 가브리엘의 오보에, 바흐의 연주곡 등 심장을 고동치게 하는 음악에 빠져들었다. 날마다 기분 좋은 음악을 들으니 지금의 어려움이 조금은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비록 직장이 없는 백수였지만 지금의 시간이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귀중한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의 위기를 곧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조금씩 자라기 시작했다.


음악을 들으며 좋은 기분을 느끼던 어느 날, 불현듯 고향과 가까운 대전 쪽으로 원서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에는 계속 서울에 있는 회사에만 원서를 넣었는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러자 다시 의욕이 샘솟았다. 신기하게도 대전과 세종 쪽으로 입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내 경력에 맞는 일자리가 대전에 생겼고 얼마 후에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기분이 나쁠 때 기분을 좋게 하는 활동을 통해 기분이 좋아지면 삶의 터닝포인트를 만날 수 있다. 길이 보이지 않은 절망적인 상황을 벗어나도록 이끄는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좋은 기분은 생각의 틀에 가로막혀 있던 문제를 풀 수 있게 한다. 삶의 위기에서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면 좋은 기분을 느껴야 한다. 기분을 전환해 현재보다 좀 더 기분 좋게, 좀 더 심장 뛰는 감정을 느껴야 한다. 그러면 깜깜한 어둠에서 나올 수 있고, 막막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기분을 전환하는 일은 단순히 기분을 좋게 하는 일이 아니라 인생을 전환하는 일이다. 기분에는 그런 힘이 있다. 삶을 바꾸고 인생을 변화시키는 힘이다. 꽉 막힌 삶에서 변화가 필요하거나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그 삶과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지금 당장 좋은 기분을 느껴야 한다. 기분이 좋아지면 삶의 터닝포인트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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