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진 일기

휴가

by 경계선



모든 것은 베일에 싸여 있을 때 매력이 있다.


도시는 밤이 깊어갈수록,

사람은 옷을 갖추어 입었을 때,

꽃은 흐드러지지 않았을 때,

대화에는 비유와 은유가 가득할 때.


베일을 벗긴 날것과 나체를 마주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베일에 감추어졌던 판타지를 끝낼 각오도 필요하고 판타지 뒤에 오는 현실과 싸워낼 결의도 필요하다.

일상은 너무도 직접적이고 원시적이고 본능적이며 또한 말초적이어서 태양을 마주할 때와 같은 뜨거움을 감내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베일을 원하며 은유와 레토릭에 목말라 있는지도 모른다.


휴식도 제대로 갖출 수 없었던 그 여름의 한 가운데에서 평화로운 마음으로 뷰파인더로 야경을 바라본다.



* 장소 : 부산광역시 해운대
* 사진, 글 : 나빌레라(navill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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