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자 : 2025년 6월 4일(나이 40대 중반)
영화를 보지도 않고 후기랍시고 끄적여봤던 20년 전의 내 모습,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관람 상태...ㅎ)
나이가 이렇게나 먹고 나서야 당시의 내 모습을 이렇게 객관적이고 건조하게 텍스트로 바라보니 감회가 정말 새롭습니다. 한없이 치기어린 가치관으로 똘똘 뭉쳐져있으면서도 감정이 복잡 다단하지는 않았고, 조금 달리 들여다보자면 깨끗하고 단순했었다랄까... 여하간 지금과는 너무 다른 내 모습이 낯설기까지... 나이는 그냥 거저 먹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女子에게 少年은 부담스럽다던 노희경 작가의 리뷰, 당시 작가 나이가 30대 후반 정도였음으로 추정되지만 세상을 살아본 경험은 무시할게 못되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어린 남자를 급기야 이기적이라고까지 치부하는 군데군데 표현들은 여전히 불편함으로 남아있지만 '사랑만 하기에 인생은 너무도 버겁다.'라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기에 그 낱개의 불편함들도 이내 수긍모드로 접하게 된다랄까... 정확하게 말이나 글로 표현되지 않는 그 무언가를 자동적/자연적으로 '이해'에 가깝도록 '변환'되는 프로그램이 작동하는 기분입니다.
사랑, 연애, 삶과 인간 관계 등 세상을 살면서 겪는 갖가지 상황 속 부산물들은 나이가 더해짐에 따라, 그리고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그야말로 제각기 정의를 달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극중 여주인공은 남자의 처지(박봉에 초라한 개량 한옥 거주, 치매 할머니 모셔야 하는 등)도 부담이지만 남주인공의 순수가 버거웠을 것이라는 리뷰에 20년 전의 나는 왜 그토록 분개했을까?를 생각해보면... 사랑, 연애 관련 경험이 부족했던 탓에 '순수'의 자세가 마치 유치하고 잘못된 것인냥 받아들이게 되면서 스스로 부정당하는 느낌으로부터 말미암았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딸을 키우고 있는 입장이라 그럴까요? 도리어 딸을 대입하여 생각해보니 딸을 향해 순수함으로 다가오는 청년(바꿔 말해 20대 때의 내 모습)이 있다면... 딸과 아내, 그리고 내 자신에게 어떤 말과 행동을 하게될까를 상상해봅니다. 고민할 것도 없이 즉각 해당 상상과 질문에 대한 대답이 나오고 맙니다.
"안돼!"라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