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주식(2)
용처럼 승천하던 2018년의 봄은 여름처럼 뜨거워지다, 겨울 뱀처럼 초라해지는 혹독한 계절 속으로 나를 침몰시켰다!
/주식을 좀 해본 사람이라면 2018년 한 해 동안 남북대화 까지는 아니어도 남북 화해 무드 정도를 예측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주식을 하다 보면 경제지표나 산업, 기업, 신제품, 각종 기술 등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어떻게 보면 주식투자는 세상 모든 것들에 관심을 갖게 하고 다양한 지식도 얻게 되는, 그것도 억지로가 아니라, 자발적이고 자연스러운 지식 습득의 장을 마련해 주는 장점이 있다.
/고 김대중, 고 노무현 대통령 때 북한과의 평화 무드로 대북 관련 사업과 연계된 종목들이 상승했다는 정도는 주식투자자에겐 간단한 경험 지식이다. 따라서, 같은 이념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을 하고 나서는 어떤 종목이 움직 일지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오직 주식 때문에 정부 정책주에 관심을 가질 뿐 정치이념 때문이 아님을 강조함)
/반드시 어떤 대통령이나 임기동안 강하게 밀고 나갈 정책을 수립하게 되어있다.
/다만, 그중 가장 핫할만한 종목을 찾고 최적의 위치에서 매수하여 최상의 위치에서 매도하는 것이 어려울 따름이다.
/[제룡전기] 매수 평단가: 세 차례 매수하여 약 6,300원선(처음 4,000원대 매수했으니 물타기 아닌 불타기)
{참고로 [제룡전기] 주가는 2024년 7월 10만 원대를 살짝 돌파 후 조정을 받아 현재 6만 원대에 위치함: 헐~
아직 들고 있었다면 10배 수익이네요...;;}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0일 취임하면서 경험칙에 의거 남북경협주 중에서 종목을 하나 선별한 것이 2017년 6월 중순 무렵이었는데, 남북경협 대장주로 잘 알려진 [제룡전기]였다.
/몇 개월간의 지루한 박스권 횡보를 끝내고 2018년 1월 2일, 오사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기 전 오사카 골목의 어느 카페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1차 매집 폭발이 이뤄졌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의 이륙처럼 [제룡전기]의 첫 이륙으로 설레는 2018년이 시작되었다.
/[제룡전기]는 그날부터 한 달 정도의 눌림 조정을 거쳐, 3월부터는 본격 상승하여 내 계좌는 평가 수익률 100% 이상을 달성하고 있었다.
/[대아티아이] 매수 평단가: 한 번에 매수하여 약 3,000원 후반
/남북경협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른 종목 발굴을 위해 공부를 하던 나는 [대아티아이]라는 철도주를 우연히 알게 되었고, 이 종목은 한 번에 매집하였다. [대아티아이]는 운이 좋게도 남북 정상회담이 있기 직전에 매수하여 단기간 큰 수익을 달성한 걸쭉한 종목이었다.
/2018년 4월 27일 남북한 정상의 첫 만남이 이루어지던 날.
테이블 사이로 인사를 주고받던 두 정상의 대화에서 북한 철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대아티아이]는 그야말로 승천하는 용처럼 순간 치솟기 시작하여 단숨에 20% 상승을 했다.
/tv 생중계로 보면서 동시에 호가창을 보던 나에게 전율을 안겨준 순간이기에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그 후로 단기간 점프에 점프를 거듭하며 내 계좌에서 평가 수익률 100%를 상회하며 200%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아뿔싸! 황홀한 계좌 수익은 금세 익숙해졌고, 더 큰돈을 넣지 못한 나를 탓하며 수익금액에 만족감은커녕 허무해지는 시기가 빨리도 찾아왔다.
/[제룡전기]와 [대아티아이]에서 너무 쉽게 수익을 내면서 [선도전기] 등 다른 남북경협주도 고민 없이 한 번에 매수하면서 원금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처음 목표 수익률은 100% 였지만, 단기간에 달성하면서 목표 수익률을 점 점 더 높여 잡게 되었고, 매도를 해야 수익을 실현한다는 것 자체를 잊은 듯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기업 실적이 아닌 단순 테마로 올라간 종목의 가치는 거품처럼 부풀다 쉽게 꺼진다는 걸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채 마음속으론 더 큰 희망과 허황된 꿈만 키우고 있었다.
/평가 수익률이 최대 150%를 넘기다가 점차 줄어들면서 100%, 80%,..., 50% 까지 내려와도 다시 갈 거라는 헛된 희망만 되풀이하면서 매도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평가 수익이 정점(150%)을 찍었을 때 금액이 내 원금인 것 마냥 그 밑으로 내려오는 순간부터는 손실처럼 느껴지기 시작해 절대 매도 버튼에 손이 나가질 않았다.
/주변 친구와 지인이 지금이라도 팔면 수익 얼마를 챙길 수 있다고 아무리 조언을 하더라도 콧방귀를 뀌면서 무시했고, 결국 거의 본전에 가까워지면서 꿈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
꿈에서 가까스로 깬 나는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 해진 채로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음을 깨닫고 눈물을 머금고 매도버튼에 힘을 주었다!
/최종 실현 수익률은 약 5% 남짓...
/최고조에 다다랐을 때의 계좌에 찍힌 숫자가 눈에 선해 계속해서 줄어드는 계좌를 애써 외면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느라 몸과 마음은 누더기가 되어있었다.
/내 평생 지나친 과욕과 헛된 희망의 무서움을 처절하게 경험하게 된 죽어도 잊지 못할 한 해가 되었다.
/주식에서 어떤 산업과 기업에 대해 깊은 공부를 하여 절대적인 믿음을 갖고 투자하더라도 기필코 지켜야 하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분할 매수와 분할 매도!(그 어느 누구도 바닥과 꼭지를 알 수 없기에 최적의 바닥권과 최상의 꼭대기에서 나누어 매매를 해야 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새롭게 샘솟는 욕심과 희망은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려라!(일단 처음 목표가에 왔을 때 기계처럼 계획대로 계획한 만큼 매도한다.)
/셋째, 각종 언론에서 떠들고 유튜브 등에서 추천할 때 뛰어내릴 준비를 하라!(물론, 그 이상의 호재들이 터질 수도 있고 지속될 수도 있지만 일단은 얼마만큼의 실현수익을 확보한다.)
그로부터 3년 후, 이 처절한 경험에 의한 원칙은 2021년 [솟아라]라는 종목에서 실현시켰으니 2018년의 복수는 이뤄졌다고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