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백수생활이 6개월을 향해 가고 있다.
아무 일도 없을 것처럼 생각한 백수 기간을 내 인생에서 가장 긴 휴식과 인생 제2막을 준비할 충분한 시간이라 여긴 것은 완전한 착각이었다. 반년동안 일어난 큰 사건들(온 가족 코로나 걸림, 반려견의 죽음 직전 사투, 어머님 맹장염 수술 등)만 나열해 봐도 변수를 상정하지 못한 나는 참 어리석기 짝이 없다. 물론, 모두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이었지만 적어도 항상 평온하고 평탄한 시간만 있을 것이란 전제하에 백수생활을 기대했던 것은 불규칙한 인생에 대한 지나친 자만이었다.
[주식 B: 중기 스윙 종목]단기 스윙목적으로 투자한 [주식 B]는 하늘색 장기 이평선을 뚫지 못하고 슬슬 끌어내리면서 이격조절을 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수익률은 -3% 이내, 장기 이평선 부근에서 약 10% 정도의 비중으로 매도하고 빠질 때 재 매수하는 전략으로 단가를 조금 낮춘 상태이다. 조만간 저 하늘색 구름을 뚫고 멋지게 비상하는 빨간 봉을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과 이번달에 두어 번 본전가격에 도달했었지만, 목표수익(최소 10%~20%선)에서 잘근잘근 분할매도를 통해 그동안의 기다림을 되갚아 줄 생각이다.
[주식 A: 장기 투자 종목]장기 투자를 목표로 푹 삭히고 있는 [주식 A]는 출렁거릴지라도 수익률 -15%~ -18% 사이를 쉽게 벗어나지 않는 단단해진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1일 큼지막한 반전 양봉을 하나 세우면서 상승하는 척하다 검은색 중기 이평선을 뚫지 못하고 슬금슬금 하락했다. 지 지난주는 다시 재상승하여 중기 이평선 위로 불쑥 올라섰지만 또다시 Fake를 주면서 상승의 반을 반납하더니 지난주 금요일과 오늘까지 중기 이평선에 갖다 붙여놓았다.
이제, 하늘색 장기 이평선과의 이격은 8% 이내이므로 세력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단 몇 분 만에도 터치할 높이다. 세력들의 단기적인 속셈은 정확히 모르겠으나, 그들도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들어온 이상 이 모든 그래프 하나하나가 후에는 의미 있는 신호들이 될 것이다. 사실, 저 주가를 나타내는 봉들은 세력들이 언제고 마음을 먹으면 속임수를 쓸 수 있는 것들이지만 그들의 진짜 그림자는 거래량에 담겨있다.
언젠가 그들은 넘치는 자금력으로 폭풍매수를 하는 순간에 자신들의 모습이 노출되는 걸 알면서도 탐욕의 쓸어 담기를 하게 될 것이 뻔하다. 그때, 그들의 민낯을 보게 될 터인데 사뭇 기대가 된다. 어떤 먹이(재료)를 던져놓고 참았던 먹방을 하게 될지 말이다.
주식은 인생을 참 많이도 닮았다.
주식 그래프의 굴곡을 보면 해당 기업의 흥망성쇠가 한 인간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보는 것 같기도 해서 낯설지 않다. 주식 그래프에는 나락으로 떨어지며 회사의 쇠퇴함을 알리다가도 용케 망하지 않고 살아남아 사람들로 하여금 관심이 없는 나날을 조용히 견디며 다시 흥하여 일어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물론, 그 굴곡에는 세력들의 함정도 곳곳에 숨겨있을 수 있겠으나 결국 회사의 미래가치와 성장성을 역행하는 경우는 없다.
나는 그동안 카카오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3톤 미만의 지게차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완전 관심에도 없는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도 이수하였다. 혹시, 앞에 있는 삼전에라도 나가 단기 알바라도 할지 몰라 이수했던 4시간 교육은 조금이나마 건설업을 알게 된 좋은 시간이었다. 또 지난주에는 한 회사에서 1차 면접을 보고 2차와 3차 면접을 준비 중에 있는데, 이 또한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색다른 직업이다. 줄어드는 생활비를 보태기 위한 목적이 크지만, 내 인생에서 새로운 직업군에 도전을 해 볼 수 있는 뜻깊은 기회라고 생각하니 뭐 나름대로 매력 있는 도전 같아 보인다.
인생은 정말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주식처럼 내일은 또 어떤 모습으로 기록될지 도무지 알 수 없다.
호락호락한 주식이 없듯이 나의 인생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온가슴으로 깨닫는 요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