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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우나우 Aug 25. 2022

책 읽기와 회사 일

독서, 자기 계발 그리고 회사


퇴근 후 독서 한 권



최근 마케팅 책을 읽었다. 브랜드 스토리텔링 책인데, 제품이 아닌 고객의 니즈(Needs)를 주인공으로 설정하는 내용이다. 오랜만에 마케팅 책을 는데,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다 보니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책 제목은 '무기가 되는 스토리'다. 마케팅 컨설턴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도널드 밀러가' 썼다. 스토리텔링 교과서인 '신화, 영웅 그리고 시나리오 쓰기'의 마케팅 실무 요약본 느낌이다. 일반적인 브랜드 마케팅은 제품의 특장점 홍보가 주된 메시지인데, 고객의 니즈가 반영되지 않은 기업의 일방적 주장은 관심을 받기 어렵다는 거다. 하지만 메시지 주인공을 제품이 아닌 고객으로 설정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고객은 자신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가이드로써의 브랜드를 만나게 되고,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여정 끝에 니즈 해결이라는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더 이상 기업 광고가 아닌, 고객 본인의 행복을 찾아가는 실제 이야기가 된다. 책에서는 고객과의 스토리텔링 방법을 예시와 함께 설명한다.


주인공(영웅)이 난관을 극복하고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스토리는 언제나 사랑받는다. 소설, 영화, 드라마 그리고 브랜드 스토리까지도.



책 읽기와 회사 일



마침 브랜드 브로셔(Brochure)를 리뉴얼하는 중이기에, 평소보다 집중해서 독서했다. 취지도 이해되고, 내 제품에도 적용 가능해 보인다. 신나게 밑줄 긋고 메모하며 의욕에 불타올랐다. 노트 정리를 하면서, 각 챕터별 실전 예제도 꼼꼼히 작성했다. 제법 괜찮은 스토리가 나왔다. 해볼 수 있겠다는 설렘으로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한편으론 조바심도 올라온다. 과연 회사 일에 적용할 수 있을까? 기존 브로셔와 전혀 다른 내용으로 만들어도, 팀장/임원 승인을 받아낼 수 있을까? 비슷한 내용에 디자인만 바꾸면 결재받기 편할 텐데. 괜히 일 벌이지 말자 생각하다가도, 자꾸만 노트 정리에 눈길이 간다. 이대로 책만 읽고 끝내기는 좀 아쉽다.


'무기가 되는 스토리' 노트 정리.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스토리텔링 공식, 나도 활용할 수 있을까?



누구를 위한 메시지인가?



나는 제약회사 마케터다. 내 고객은 피부과/성형외과 의사고, 브랜딩 메시지는 '우리 제품은 이래서 좋아요!'다. 무수히 많은 경쟁품 대신, 왜 내꺼여야 하는지를 주장하는 이유가 1번, 2번, 3번.. 으로 브로셔에 나열돼있다. 제품의 특장점을 알리는 것이 마케팅의 기본이니까.


책 저자의 관점으로 돌아봤다. 내가 의사라면 뭐가 제일 고민일까? 저자는 외적/내적 문제로 나뉜다고 했다. 외적 문제는 고객이 겪고 있는 표면 상의 불편함이고, 내적 문제는 외적 불편함으로 인해서 좌절된 개인의 니즈이다. (테슬라 전기차를 구입한 고객의 외적 문제는 '자동차가 필요하다'지만, 내적 문제는 '새로운 기술의 얼리 어답터가 되고 싶다'로 추측할 수 있다.) 고객과의 미팅을 떠올렸다. 환자가 줄어서 병원 운영이 어려운 게 고민이랬다. (= 그러니까 제품 좀 싸게 팔아주세요.) 의료 현장에 대한 드라마, 웹툰, 뉴스 기사 리뷰를 찾아봤다. 의학에 종사하는 과학자이자, 신체를 다루는 의사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 의사로서의 책임감과 품격)


책에서 말하길, 사람들이 좋아하는 컨텐츠는 주인공의 외적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궁극적으론 내적 문제가 해소되는 스토리라고 했다. 그렇다는 나는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야 할까? 고객의 건설적인 병원 경영에 도움을 줌으로써, 고객이 환자에게 더욱 집중하는 &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는 시간적/정신적 여유를 확보해준다면 어떨까?


스스로 일을 크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지만, 그래도 한 번 해보고 싶다.



그들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 영국 심리학자, 피터 웨이슨


어떤 이야기를 듣고 읽을 때,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나'를 대입한다. 등장인물 중 누군가의 감정에 이입되면, 그 이야기가 더욱 재밌어진다. 그리고 내가 투영된 누군가의 결말이 해피엔딩이길 바란다. 이야기 밖의 내 일상도 행복해지길 바라면서.


브로셔, 마케팅 그리고 회사 일 모두가 다른 사람과의 동행 스토리다. 단편이든 장편이든, 고객 역할이든 회사 역할이든, 사람들은 우리의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을 믿는다. '무기가 되는 스토리'란, 해피엔딩을 약속하는 일종의 제안서다. 브로셔 속 제품 개발 히스토리, 임상 결과 데이터로 '우리 제품 좋아요!'는 말할 수 있어도, '그래서 고객님은 행복할 거예요!'라고 말하긴 어렵다.




회사와 고객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제안서를 건네고 싶다. 우리의 이야기가 '그래서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날 수 있도록, 진짜 해피엔딩을 한 번 그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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