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늘어져 자고 있는 너를 보니 누나는 속상해.
단지 더 늙기 전에 스케일링을 해야겠다 생각했을 뿐이야. 나이가 들면 수면마취에서 못 깨어날 수 있으니까.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해야지.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올 줄 몰랐어.
너를 병원에 맡기고 주변 카페에서 기다렸어. 금방 연락이 올 줄 알았어. 병원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으니까. 그런데 2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는 거야. 마취에서 안 깨어나나?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걱정 많이 했어. 다시 전화 걸어 물어보니 3시 반까지 오라는 거야. 별이야기 없는 걸 보니 괜찮은가 보다 싶어서 밥 먹고 병원에 갔지. 가는 길에 마취에서 깬 네가 불안해한다는 연락이 왔어.
"11개 발치했습니다."
11개라는 말에 놀랐고, 사실 병원비 걱정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병원비여야 할 텐데...
발치를 해도 한 두 개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11개라니. 너무 큰 병원비가 슬펐어.
그리고 집에 돌아와 정신을 가다듬고 나니 너의 나이가 느껴져서 더 슬펐어.
데리고 올 때는 3살짜리 애기였지. 지금도 누나 눈에는 3살짜리 아기 같아. 나이가 있음에도 크게 아프지 않고, 성격은 여전히 자기주장이 강한 모습을 보며 12살이라는 나이를 실감하지 못했나 봐.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체감되는 순간이 없었어. 그런데 이번에 느껴진 거야.
이빨 보이며 으르렁대기를 잘하는 너였는데 이제는 무섭게 보일 이가 없네.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어버렸네. 이제 물어도 덜 아프겠다. 누나는 댕댕이의 좁쌀 같은 앞니를 너무 좋아했어. 이빨 드러내며 화내도 그 좁쌀이 같잖아서 웃겼어. 그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게 너무 속상해. 하나하나 어린 시절 모습이 사라진다 생각하니 함께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까봐 무서워.
이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오면 더 열심히 너와 돌아다녀야겠어. 우리 댕댕이 좀 더 즐겁게 해주고 싶어. 좋은 곳, 좋은 풍경 더 많이 보여주고 싶어.
좀 더 빨리 치과에 갔으면 덜 뽑았을까. 좀 더 빨리 눈 영양제를 먹었으면 백내장이 안 왔을까. 하나하나 후회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