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라는 위안.
첫찌가 어제도 오늘도 학교점심급식을 안 먹고 밖에 나가서 간단한 간식을 사 먹었다. 오늘은 먹을 걸 기대했는데…..
문자로 첫찌의 카드 사용내역이 전송되었네. 울 아들…. 많이 힘들지….. 나도 마음이 참 무겁고 속상하고 안타깝고….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몰려온다.
약국 가서 감기약을 구입하면서 거기서 알바 중이신 첫찌 친구 엄마와 잠깐 대화를 나눴다.
그 친구는 첫찌가 1순위 지망한 그 고등학교에 붙었고, 학교도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또 스멀스멀 올라온다. 후회가…..
1,2,3 지망은 원하는 고등학교를 적는 게 좋다는 담임선생님의 말씀이 있었지만, 첫찌는 본인의 전략? 대로 2 지망을 비선호 고등학교로 적어냈고,
아들은 그 2 지망 학교로 배정된 것.
첫찌는 대체 왜 그랬을까…. 본인도 엄청 후회하겠지. 내가 좀 더 설득을 했어야 했나…. 너무 아들의 의견을 존중했던 게 잘못이었을까….
이런저런 쓸데없는 후회를 하다가 다시 생각을 고쳐먹었다.
운명이라고…. 첫째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될 만한 시기를 제공해 주려는 신의 계시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좋은 쪽으로 말이다.
친구들 많은 학교로 가면 적응은 쉽겠지만, 공부에 집중하기가 힘들 수도 있지.
하지만, 친구가 없는 지금 학교에선 외롭지만 공부에 집중해 보자!라는 생각의 전환을 하게 되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도 생각이 든다.
첫찌의 친구엄마이자 나의 동네친구인 지인도 이 지역 토박이인데 중학교를 홀로 다른 중학교로 배정받아서 엄청 속상하고 힘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곧 적응을 했고 그 어떤 시절보다 너무 재미있는 학창 시절을 보냈다고 했다.
그래! 삶은 그런 거다. 알 수 없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없다.
그저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내가 당당하게 잘 살아가면 되는 거다.
하지만, 나도 그랬지. 힘든 고등학교의 생활에 공부에 더 집중을 하지 못했던 그 시절…..
그래서 울 첫찌의 상황이 너무나도 공감되고, 공부에 더 집중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도 든다.
한편으로는 나보다 더 나은 울 아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힘듦을 잘 극복하고 좋은 마음으로 공부에 매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 본다.
나는 회피하고 도망쳤지만, 울 아들은 직면하고 잘 극복해 내어 인생의 큰 숙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삶은 가까이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 했다.
그래…모든 일을 별 거 아니야. 시간이 지나면 이 또한 추억이 되겠지.
난 엄마로서 울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해야지.
맛있는 거 먹고 싶다고 하면 시켜주고 만들어주고 사다 주고 해야지.
우리 아들! 분명히 금방 좋은 일이 생길 거야!
그러니 기운 내자, 우리 아들! 어깨 펴고 당당하게! 파이팅!
엄만 항상 너를 응원해,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