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에 대한 생각변화

by 음미소



짠돌이? 남편 덕분에 신혼 때부터 소비에 대한 스트레스가 항상 함께 했었다.

외벌이라 한 달 생활비를 받아서 그 안에서 알뜰하게 써야만 했다. 나는 신용카드도 함께 사용했었는데, 소비절제가 잘 안 되는 나의 성향으로 카드결제일이 되면 생활비보다 초과된 카드값을 갚느라 발을 동동거렸던 것 같다. 뭔가 비싸고 좋은 걸 사는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이렇게 돈이 항상 모자란 걸까? 남편이 나에게 주는 생활비가 너무 적다며 불평불만도 많았다.

반면에, 돈 모으는 걸 삶의 낙으로 생각하는 남편은 내가 늘 돈이 부족한 것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다투는 날들도 많았다.


지금은 신혼 때보다 생활비를 더 많이 받고, 내 아르바이트비까지 합치면 한 달에 쓸 수 있는 금액이 커지긴 했다. 하지만.... 신혼 땐 우리 둘, 지금은 아이 둘까지 넷으로 식구수가 더 늘었다는 거...... 거기다 사교육비가 정말 만만치 않다.

학원 안 보내고 싶은데 그럴 용기가 나에겐 없다. 내가 사는 동네는 학군지라 다른 아이들은 대부분 학원을 다니고 학업성취도도 높은 편이라 이 부분을 어느 정도 따라가기 위해 우리 아이들도 학원을 보낼 수밖에 없다는 핑계도 대 본다..ㅠㅜ


늘 모자란 생활비로 스트레스를 받아왔는데, 최근들어 그 스트레스가 조금씩 옅어져 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그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건강한 삶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미니멀한 삶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식재료 구입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더 중요시하게 되었고 그 외의 항목들을 소비하고자 하는 욕구는 상대적으로 많이 줄어들게 되면서부터인 것 같다.


거기에 진정으로 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과 그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도 나름 객관적으로 따져보기 시작하면서 무언가에 돈을 쓰고 싶은 마음이 서서히 사라져 갔다. 아이들 학원비도 척척 내고, 좋은 식재료도 고민 없이 구입하는 삶을 살고 싶어서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돈을 좀 더 많이 벌기 위해서는 내가 포기해야 할 일들이 생각보다 많았고, 나에게, 그리고 가족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 하나를 내려놓으니 내가 중요시하고자 하는 일인 나와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일에 대해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일을 하면서 보람과 충만함을 깊이 느끼게 되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묵묵히 돈을 벌어다 주는 남편에게 고마움과 존경심을 갖게 되는 너무 좋은 효과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가장 좋은 변화는, 사고 싶은데 억지로 참는 것이 아닌, 꼭 필요한 것인가? 대체할 만한 것이 있을까? 를 먼저 생각하게 되면서 최대한 소비를 하지 않는 쪽으로 선택하는 것이 더 행복한, 이런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되었다.


쓰임에 대한 고정관념 내려놓기.

'반드시 이것으로 해야 해. 이게 없어서 못 해.'

이런 생각들을 버렸다. 어떤 일이든 물건이든 다양한 쓰임새로 재탄생될 수 있음을 알게 된 후, 가지고 있는 것이 예뻐 보이고 소중해졌다. (특히,‘지영도너’ 유튜브를 통해서 이런 생각변화에 큰 도움을 받았다.)


쿠팡에서 식재료를 시도 때도 없이 사던 예전과 다르게 이제는 냉장고의 재고상황에 맞춰서 웬만하면 영양성분이 비슷한 대체식품으로 잘 요리해 먹고, 그마저도 떨어지면 구입하는 식으로 해 나가고 있다.

오늘도 얼마 전에 구입한 남편바지 밑단이 풀려서 예전의 습관대로 생각 없이 수선집으로 향했다가 갑자기 드는 생각! 이 바지를 구입한 매장에 전화를 한 번 해 볼까? 그래서 수선집에서 발길을 돌려 다시 집으로 돌아와 매장에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본사에 보내 무료수선도 가능할 거라는 답변을 받았다. 아~그 순간에 느껴졌던 상쾌한 기분! 그게 바로 행복이었다.

예전의 난 구입매장까지 가는 게 귀찮아서 집 앞 수선집에 맡겼겠지만, 이제는 산책 삼아 직접 걸어가는 게 더 좋아지는 내가 되었다. 어차피 저녁 먹고 항상 산책을 하니, 그 산책길을 이번엔 바지 구입 매장으로 가는 길로 변경해 보는 일도 재미있지^^






오늘의 저녁식단.

제빵기로 만든 통밀빵에 수제깻잎페스토, 홀그레인머스터드마요소스 바르고 직접 만든 햄버거패티, 하바티 치즈, 양상추, 수제피클, 수제 적양배추당근라페 올려서 만든 샌드위치와 지난번 배달해 먹고 남은 양념치킨소스에 에프에 바삭하게 구운 우리밀물만두를 버무려 만든 만두강정. 그리고 과일!

남편은 여기에 샐러드 추가해서 가족에게 내 사랑 전하기! 오늘도 완수^^







나는 요렇게^^

요즘 양배추쌈이 다시 맛있어졌다. 직접 만든 쌈장 발라 무엇이든 쌈 싸 먹으면 꿀맛!

이렇게 나에게도 정성껏 대접하며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 건강한 집밥 잘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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