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우리들 꿈은 강남 건물주

먹고 놀고 싶어서요~! (^^;;)

by lotus

이 글은 부동산 그것도 강남 꼬마 건물주 열풍이 엄청 불었던 22년도에 작성한 글입니다.


3학년 국어 시간 어느 날.

마침 준비한 수업자료 중 아이들의 꿈과 희망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 요술램프의 지니를 소환했다.

“여러분들한테 지니가 나타나서 소원을 빌어보라고 하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은지 누가 발표해 볼까요?”

역시나 저학년이다. 여러 명이 동시에 손을 들었고 그 중 한 똘똘한 여학생의 눈이 유난히 빛나길래 발표를 시켰다. 그 학생은 머뭇거림 없이 큰 목소리로 “ ‘강남 건물주’요!”라고 대답했다.

“엥? 강남 건물주?”

“네!”

“그게 뭔지 알아?”

그랬더니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강남에 건물이 있는 사람이요!!” 아이들의 아우성. 마치 선생님은 그것도 모르냐는 식이다. 사실 몰라서 되묻는 건 아니지만 묻는 나 자신도 사실 좀 놀랐다.

“근데 OO인 왜 강남 건물주가 되고 싶은데?”

“돈을 많이 벌잖아요, 강남 건물주 되면요~”

“돈을 많이 벌면 어떻게 할 건데?”

“음~ 그냥 편하게 놀고 먹으면서 돈 받고 살고 싶어요.”

순간 또 여기저기서 “저도요!”라는 소리가 빗발치듯 터져 나온다.

building-4824197_960_720.jpg 출처: pixabay: 강남 건물들

어디에서 그 소리를 들었을까? 아마 부모님이나 주변 어른들, TV나 유튜브에서 들었을 거다. 너무 흔하게 들리는 강남 건물주란 말을 우리반 3학년 꼬맹이들 입에서 들어서 그렇지 사실 강남 건물주가 많은 사람들의 꿈인 것을 나 또한 안다.

하지만 그래도 이상하다. 기분이 묘하다. 아직은 듣고 싶지 않은 소리였다, 3학년 아기들한테서 나오길 기대하지 않은 소리였다.

이제 3학년도 다 아는 강남 건물주, 되고 싶은 이유가 편하게 놀고 먹으면서 돈 받고 살고 싶다는 것이 씁쓸하다. 돌아서서 달달한 믹스 커피로라도 내 입에 감도는 씁쓸함을 달래고 싶은 기분이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한국인들은 다 같이 설날마다 나이를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