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가스가 아니라 오일을 넣는다고?!

미국 주유소는 오일이 아니라 가스를 판다!!

by lotus

* 이 글은 2012년도에 작성한 글입니다. 참고부탁드릴게요.


릴리아나는 보통 우리집에 1~2주에 1번 정도 와서 나와 한국어 수업을 했다. 한국인 며느리를 둔 그녀로선 한국어를 배우고 싶었고 나는 나대로 적적함을 달래면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시작한 일이었다.


그 날의 주제라고 할 것까진 없었고 그냥 만나서 스몰 토크를 조금 나누다가 같이 음식도 나누어 먹고 그녀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한글 자모(커다란 달력 종이 뒷장에 표를 그려서 가로줄은 자음, 세로줄은 모음을 적어놓고 그 둘이 만나는 곳에 적힌 한글을 읽어보는 연습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본다. 미국인의 발음 체계는 우리 한국인과 사뭇 다르다는 생각을 나도 했지만 아마 릴리아나도 나의 영어 발음에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날은 우리가 미국 서부 여행을 앞두고 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릴리아나(이하 릴): 연, 그래서 다음주 월요일에 출발한다고 했지?

나: 응, 한 15일 이상 여행하는 거라... 릴이 보고 싶을 거야.

릴: 차도 미리 점검했어? 타이어도 확인했겠지?

나: 그럼! 점검은 이미 다 했어. 이제 출발하기 전 오일만 넣으면 돼.

릴: 오일이라고? 왜 오일을 넣어?

나: 오일 넣어야지!

릴: 가스를 넣어야지, 연~

나: 가스는 LNG 아닌가? 그건 한국에서 영업용 택시에 넣는 거고, 일반 자동차는 오일을 넣는 거 아닌가?

릴: (고개를 연신 갸우뚱하면서) 이상하다.


그 이야기의 결말이 나기도 전에 학교에 갔던 남편이 돌아왔고 남편과 릴은 서로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우리 셋은 아마 다른 이야기를 나누다가 릴은 우리에게 가벼운 포옹과 "Von voyage(즐거운 여행 되길~)"이란 말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갔다.


내가 남편에게 아까 릴과 이야기했던 걸 이야기하니 남편이 자기 이마를 치면서 "자기야, 그거 자기가 착각했네!"라고 한다.


나: 기름 넣는 거니까 차에다 '오일 넣는다'고 해야 하는 거 아냐?

남편: 주유할 때는 기름이 아니라 gas라고 해야 돼.

나: gas는 LNG 같은 거 아냐? (끝까지 내가 맞다고 우김;;;)

남편: gas는 gasoline의 준말이야.

나: 주유소가 영어로 'oil station'인 줄 알았어...

남편: gas station이지. 전자 사전이라도 찾아보지 그랬어~


이 일화는 2011년의 이야기라서 릴과 나는 당시 스마트폰이 없었고 나는 너무나 내 말이 맞다고 우기느라 전자사전도 찾아보지 않았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얼굴 화끈거리면서 웃기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나? 딱 맞는 말이다. 하하하...


그리고 우리는 아이들 여름방학이 시작되어 다행히 gas를 가득 넣고 서부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

petrol-stations-1664615_960_720.jpg 출처: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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