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내가 사랑한 공간들

삶의 안목을 높여주는 공간 큐레이션 20

by lotus

윤광준 작가의 이 책은 지난번 나의 블로그에 실었던 '심미안 수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제목부터 정말 근사하다. 내가 사랑한 공간들이라니... 나라면 과연 몆가지나 뽑을 수 있을까?



작가는 삶의 안목을 높여주는 공간 큐레이션 20이란 소제목에 맞게 지금껏 방문한 여러 장소 중 가장 아끼고 추천할만한 장소 20곳을 선정해서 책에 담았다. 그중 내가 가 본 곳은 겨우 4곳뿐이니 앞으로 가 볼 곳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기뻐해야 겠다...

작가는 글 쓰는 사진작가이다. "아름다움은 경험하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알게 되고 아는 만큼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라는 생각으로 전세계를 누비다 보니 본업인 사진찍는 일 외에 음악, 미술, 건축, 디자인까지 다양한 영역에 지식과 안목이 탁월하다.

그렇다고 선정한 20곳이 모두 전시장이나 예술 관련 장소만은 아니다. 일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공간이라 하여 1부에서 녹사평역과 씨마크 호텔, 심지어 전국을 돌며 인상에 남았던 화장실 여러 곳까지 소개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어지는 2부에선 스타필드(쇼핑몰)와 그것의 예술적 가치를 논하고, 시민에게 무료개방되는 아모레 사옥까지 안내해 준다. 한곳 한곳 다 발로 직접 찾아가 예술적 안목이 깊은 눈으로 보고 느낀 점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니 읽는 내내 관심이 안 갈리 없다. 시간 내어 꼭 한번 가봐야지 하고 지도 앱에 저장해 두는 한편 홈페이지나 먼저 찾은 이들의 후기를 읽는 것도 즐거움이 쏠쏠하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내 개인적으로 사진 작가답게 사진을 조금 더 많이 실었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근데 나중에 다시 읽다 보니 사진이 지금보다 많았다면 글과의 황금비율이 깨질 수도 있었겠구나 싶었다. 지금 이대로가 좋다.

작가가 추천한 장소는 사랑하게 된 이유가 각각 다르다. 평범한 동네를 바꾸는 멋진 건축물(아모레 사옥), 우리의 과거를 기억하게 만드는 냄새의 효력(부천아트벙커 B39), 비밀스런 공간을 지키는 향나무의 이끌림(베어트리파크) 등 각 장소의 스펙트럼에 놀라고 감탄하게 된다.



올해의 휴가 기간은 거의 다 지났으니 다음 휴가, 빠르면 여유가 생긴 주말에 작가의 추천 장소를 찾아 작가의 글을 다시 읽으며 감흥을 꾹꾹 눌러 담아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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