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따라하는 업무 메일 작성법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건 학교나 학원에서 가르쳐 줬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 특히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루키(Rookie) 직장인들에게는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순간들이 심심찮게 찾아온다. 사실 루키들에게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직장 상사, 동료, 파트너 회사 직원들은 어떻게 불러야 좋은지 호칭부터 시작해서 이메일은 어떻게 쓰고 회의록은 또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기타 등등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직장에서 누구 하나 제대로 가르쳐 주는 사람이 거의 없다. 나도 바쁜데. 내 일도 아닌데. 나도 너 때는 다 그랬어. 혼자 부딪혀 깨지고 터지면서 배운다.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면서 단단해진단다. "다 그러면서 배우는거야" 뭘 다 그러면서 배우는거냐고! 가르쳐주기 싫으면 말을 말던지. 그때는 몰랐다. 한참 시간이 지나고나서 그들도 어떻게 가르쳐줘야 할 지 잘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직장 생활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틀에 박혔어" 이렇게 말한다. 맞는 말이다. 틀에 박혀 있어서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은 느낌이 자주 든다. 그래서 직장 생활에는 인내심과 끈기라는 덕목도 필요한 것이다. 나는 틀에 박힌 종류의 업무를 두고 "Routine Task" 라고 명명하였다. 이러면 부정적인 느낌이 좀 사그라지는 듯 하다. 사실 직장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은 반복적인 일을 하면서 쓰고 창의적인 일을 하는 순간은 생각보다 드물다. 그래서 반복적인 일을 할 때는 항상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시간을 남겨서 창의적인 일에 좀 더 쏟을 수 있다. 업무의 성과는 결국 창의적인 일을 했을 때 판가름난다. 반복적인 일은 잘하고 못하고가 잘 없다. 잘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못하면 오히려 욕을 먹는다.
이번에는 직장에서 하루에도 수십통씩 받아보고 수십통씩 보내는 이메일을 주제로 이야기해 보려 한다. 효율적인 이메일 작성에 대해서 말이다. 이메일을 쓸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받는사람이다.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 당연한 것을 제대로 하지 않아 여러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받는사람이 2명 이상 다수일 경우이다. 이메일의 내용이 자료 공유와 같은 것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유관부서에 업무를 지시할 때나 협조를 구할 때 수신인에 여러명을 넣으면 애매모호해지기 쉽상이다. 이메일을 보내는 사람은 "이러면 그 부서에서 알아서 하겠지" 라고 생각할테지만, 이메일 수신자들은 "누가 하겠지" 혹은 "누구 보고 하라는거야" 이렇게 받아들여 결국 아무도 일을 하지 않는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이메일을 보내기 전에 누구한테 보내는건지 명확히 해야한다. 첫째, 수신인을 1명만 지정하고 나머지는 참조인으로 넣는다. 둘째, 메일 본문의 가장 첫머리에 누가 받는지 적는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두 번째의 경우, 이메일 수신인이 구글 지메일이나 네이버 메일 등을 사용할 경우 본인이 수신인인지 참조인인지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하는 조치다. 아마 대부분의 메일 시스템이 받아 보는 사람 입장에서 본인이 수신인인지 참조인인지가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는다. 이건 메일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참조인으로 분류된 메일을 받는다면, 시간이 날 때 보거나 아예 보지 않을 것을 메일을 개봉하기 전에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십 통의 메일 속에서 지금 읽어야 할 것과 읽지 않아도 괜찮은 것을 제빨리 구분할 수 있다면 업무의 생산성이 좀 더 올라갈 수 있다.
수신인을 명확히 하였다면 다음은 참조인이다. 참조인은 내가 보내는 이메일을 받았을 때 그 내용을 알면 도움이 될 만한 사람들이나 해당 업무의 진행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넣는다. 예를 들어 유관부서의 홍길동 대리에게 업무 협조를 구하는 메일을 보낸다고 해보자. 이 때 수신인은 홍길동을 넣는다. 홍길동의 보스와 홍길동과 함께 해당 업무와 관련된 동료를 참조인으로 넣는다. 추가로 나의 보스도 참조인으로 넣는다.
다음으로 중요하게 작성할 부분은 제목이다. 메일 제목은 메일을 열어보지 않고 제목만 보아도 어떤 내용에 관한 메일인지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게 핵심이다.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미리 짐작할 수 있게 만드는 것. 무슨 내용인지 예상하고 메일을 개봉했을 때 심리적 장벽이 좀 거두어지고 마음을 열어 메일을 읽는 듯 하다. 사실 이건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내린 직관적인 추론이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메일 제목을 길게 작성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특히 좁은 화면의 모바일로 이메일을 자주 확인하면서 메일 제목을 짧고 간결하게 작성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한번의 터치가 피로도를 더 올린다. 피곤하게 만들지 말자.
또한 메일 제목을 파일명으로 해서 보내는 경우가 있다. 메일 제목을 작성하기 전에 파일을 첨부하면 이메일 제목이 자동으로 해당 파일 이름으로 적힌다. 이 상태에서 보내기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이는 성의없는 비즈니스 태도로 보이며 아마추어로 비춰지기 쉽상이다. 그러니 꼭 보내기 버튼을 누르기 전에 메일 제목을 제대로 썼는지 검토해 보길 바란다.
팁을 하나 남기자면 메일 제목의 앞부분에는 특수기호를 사용해서 키워드를 넣어주면 좋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명][마케팅]1/4분기 전략회의 소집" 이런 식으로 메일 제목을 관리하면 나중에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메일을 검색할 때 아주 편리하다.
※ 글이 너무 길어지는 듯하여 이번에는 수신인과 제목 작성까지만 이야기하고 메일 본문 작성에 관한 포스팅은 2편에서 다루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