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서평> 강대국들은 어떻게 미래를 확보하는가? 한빛비즈

그리고 2005년작 영화 시리아나

by 임석빈
20250621_100537.jpg?type=w773

https://youtu.be/DmpxFOZ0icc?si=8kysyzA94IYjZ7uT

유튜브 영화 시리아나 오피셜 트레일러 중

2005년에 개봉한 조지 클루니 주연의 영화 시리아나는 석유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복잡한 알력과 권력 게임을 날카롭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 영화는 중동의 산유국, 미국의 석유 기업, CIA, 그리고 글로벌 자본의 이해관계가 얽히며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통해 원자재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지정학적 패권의 핵심임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이번에 2025년 한빛비즈에서 출간된 (강대국들은 어떻게 미래를 확보하는가?)는 국제금융센터에서 20여 년간 원자재 시장을 분석해온 오정석 저자의 통찰을 바탕으로, 석유, 광물, 곡물 등 원자재의 흐름이 세계 경제와 패권의 미래를 어떻게 다루는지 이 영화와 연관성을 생각해보면 좋을 듯하다.


900%EF%BC%BFimage%EF%BC%8D2.jpg?type=w773 영화 시리아나를 모티브로 ai그록을 통해 수채화풍으로 재현했습니다. 비상업적인 목적입니다.


시리아나: 석유가 그리는 음모와 갈등의 무대


시리아나는 석유를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를 사실적으로 조명하며, 관객을 강대국들의 비밀스러운 권력 투쟁 속으로 끌어들인다. 영화는 중동의 가상 석유 국가를 배경으로, 미국의 석유 회사, CIA 요원, 중동 왕족, 그리고 개혁을 꿈꾸는 왕자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시각을 교차시키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조지 클루니가 연기한 CIA 요원 밥 반스는 석유 이익을 지키기 위한 미국의 비윤리적 개입을 상징하며, 그의 임무는 석유 패권을 유지하려는 강대국의 냉혹한 전략을 드러낸다. 영화 속에서 석유는 단순한 에너지 자원이 아니라, 국가 간 동맹과 적대 관계를 결정짓는 핵심 자산이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중동 왕자가 개혁을 통해 석유 의존 경제를 다변화하려 하자, 이를 위협으로 느낀 미국은 그의 제거를 모의한다. 이는 (강대국들은 어떻게 미래를 확보하는가?) 에서 다루는 중동 산유국들의 딜레마와 맞닿아 있다. 책은 중동이 여유생산능력(spare capacity)을 무기로 원유 시장을 안정화하며 패권을 유지하지만, 동시에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한다(p.48). 시리아나의 왕자 나시르가 꿈꾸던 개혁은 책에서 언급된 사우디아라비아나 UAE 같은 국가들의 경제 다각화 전략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와 책은 모두 석유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권력과 안보의 상징임을 강조하며, 이를 둘러싼 갈등이 세계 질서를 어떻게 흔드는지 보여준다.





강대국들은 어떻게 미래를 확보하는가?: 원자재의 지정학적 지도




오정석의 저자의 (강대국들은 어떻게 미래를 확보하는가?)는 석유, 광물과 금속, 곡물이라는 세 가지 핵심 원자재를 중심으로 강대국들의 전략을 분석한다. 책은 원자재의 수급 흐름이 국가 간 관계와 세계 질서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렌즈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특히, 첨부된 ‘원자재 패권 지도’는 주요 원자재의 이동 경로와 비중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독자로 하여금 복잡한 국제 경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돕는다.


image%EF%BC%8D1.jpg?type=w773 영화 시리아나를 모티브로 ai그록을 통해 수채화풍으로 재현했습니다. 비상업적인 목적입니다.


1부: 석유, 권력의 중심

책의 1부는 석유가 단순한 연료가 아니라 권력과 안보의 핵심임을 강조한다. 중동의 여유생산능력은 글로벌 원유 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완충장치로 작용하지만, 이를 통해 중동은 국제 사회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p.48). 반면, 미국은 셰일오일 혁명으로 석유 수출국으로 부상하며 중동의 패권에 도전한다(p.93). 이는 시리아나에서 미국이 중동 석유를 통제하려는 모습과 대조되며, 영화의 배경인 2000년대 초반과 달리 2020년대 미국의 에너지 자립이 세계 질서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책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아시아, 특히 중국과 인도의 석유 수요는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책은 아시아가 “석유 소비의 중심지”로서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큰손”으로 대접받는다고 지적하며(p.67~68), 이는 시리아나에서 중동 원유가 아시아로 향하는 흐름과 연결된다. 영화에서 석유는 중동에서 서구로 흐르며 갈등을 일으켰지만, 책은 현대의 원유 흐름이 아시아 중심으로 재편되었음을 강조한다. 이러한 변화는 독자로 하여금 원자재의 이동이 지정학적 균형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이해하도록 돕는다.


2부: 광물과 금속, 미래 기술의 열쇠

2부에서는 희토류, 니켈, 구리 등 미래 기술에 필수적인 광물과 금속을 다룬다. 특히 중국의 압도적인 수요와 인도네시아의 광물 수출 금지 정책(p.146)은 강대국들이 자원 확보를 위해 벌이는 치열한 경쟁을 보여준다. 이는 시리아나에서 석유를 둘러싼 음모가 현대에는 광물로 확장된 모습과 유사하다. 영화 속에서 석유 회사가 자원을 통제하려는 방식은, 책에서 묘사된 중국의 니켈 독점이나 칠레의 구리 산업이 AI와 전기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독자는 책을 통해 미래 기술의 패권이 단순히 기술 혁신이 아니라 자원 확보에 달려 있음을 깨닫는다.


900%EF%BC%BFimage.jpg?type=w773 영화 시리아나를 모티브로 ai그록을 통해 수채화풍으로 재현했습니다. 비상업적인 목적입니다.


3부: 곡물, 생존의 마지막 퍼즐


3부는 곡물이 생존과 직결된 필수 자원임을 강조하며, 미국, 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의 농업 전략을 분석한다. 특히 미국과 브라질의 대두 수출 경쟁(p.213)은 시리아나의 석유 전쟁을 연상시키며, 자원이 국가 간 갈등과 협력의 중심에 있음을 보여준다. 책은 중국의 대두 수입이 브라질로 기울면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든 사례를 통해(p.213), 원자재가 정치적 대립을 넘어서는 현실을 드러낸다. 이는 영화에서 석유가 국가 간 이해관계를 초월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리고 원자재가 그리는 미래


시리아나와 (강대국들은 어떻게 미래를 확보하는가?)는 원자재가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전략적 자산임을 공통적으로 강조한다. 영화는 석유를 둘러싼 음모와 갈등을 드라마틱하게 풀어내며 관객을 몰입시키고, 책은 이를 체계적이고 분석적으로 확장하여 석유뿐만 아니라 광물과 곡물까지 아우른다. 시리아나의 긴박한 스토리는 원자재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감각적으로 전달하며, 책은 이를 데이터와 지도로 뒷받침하여 깊이 있는 이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영화 시리아나에서 CIA가 중동의 정세를 조작하는 장면은 책에서 다루는 러시아의 원유 의존도(p.67)나 인도네시아의 광물 수출 금지 전략(p.146)과 같은 지정학적 계산과 연결된다. 영화가 개인과 조직의 갈등을 통해 원자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면, 책은 국가 단위의 전략과 통계를 통해 이를 체계화한다. 이 두 작품은 서로 보완하며, 원자재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세계 질서를 재편하는 힘임을 설득한다.


*강대국들은 어떻게 미래를 확보하는가?*는 복잡한 원자재 시장을 일반 독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한다. 책은 주요 개념(예: 여유생산능력, 밸류체인)과 핵심 기업, 국가별 전략을 알기 쉽게 정리하며, 첨부된 지도는 시각적 이해를 돕는다. 시리아나를 즐긴 독자라면 영화의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를 떠올리며 책의 분석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영화 속 석유 회사의 음모는 책에서 설명하는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생존 전략(p.93)과 연결되며, 이는 독자로 하여금 영화의 드라마를 현실의 맥락에서 재해석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책은 미래 기술(희토류, 니켈)과 식량 안보(곡물)에 대한 논의를 통해 독자가 현재의 글로벌 이슈와 연결 지을 수 있도록 돕는다. 시리아나가 석유 중심의 과거와 현재를 다뤘다면, 이 책은 광물과 곡물까지 포함해 미래의 패권 경쟁을 조망한다. 이는 환경, 기술, 식량 위기 등 오늘날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와 맞닿아 있어, 책을 읽으며 글로벌 트렌드를 이해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강대국들은 어떻게 미래를 확보하는가?" 는 단순한 경제 서적이 아니라, 시리아나처럼 스릴러 영화 같은 흥미진진한 세계 질서의 내막을 파헤치는 책이다. 영화 팬이라면 시리아나의 음모와 갈등이 실제 세계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 궁금할 것이고, 이 책은 그 해답을 제공한다. 원자재 지도와 데이터는 복잡한 정보를 시각적으로 정리해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오정석 저자의 20년 전문성은 신뢰를 더한다.


이 책은 단순히 원자재 시장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중국, 러시아, 브라질, 중동 등 강대국들의 전략을 통해 독자가 세계의 흐름을 읽는 눈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시리아나를 통해 석유 전쟁의 긴박함을 느낀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석유뿐만 아니라 광물과 곡물까지 아우르는 더 큰 그림을 이해하며 글로벌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서평>『무조건 이기는 탑다운 주식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