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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메일 에티켓-3년 간 해외 근무에서 배운 것

유용한 표현들

by nay

해외 업무의 좋은 점 중의 하나는 다른 문화권에 대한 경험과 이해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업무 성격 상 외부인과의 이메일 소통이 많다.

뼈 속부터 한국인이다 보니, 이럴 땐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 혹시 콩글리쉬는 아닐까? 하는 궁금함과 구글 번역기에 대한 약간의 불신이 늘 있다. 그럴 땐 상대방의 이메일을 찬찬히 보며 유용한 표현들을 메모해 두었다가 따라 하면 그만이다.

오늘은 그 과정에서 배운 몇 가지 표현들과 활용법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고자 한다. 여기에 소개하는 표현들은 주로 in-person (face-to-face) 미팅 이후의 follow-up 과정에서 이메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들로 사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막상 잘 써먹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외국 업체와 이메일을 주고받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RSVP: 참석 여부를 회신해 주세요

연례 연구자 미팅을 알리는 초대 메일에 맨 끝에 이런 표현이 있어서 처음엔 잘못 쓴 것이 아닌가 싶었다. 실은 영어가 아니라 불어에서 온 표현. Répondez s'il vous plaît인데 간단히 줄여서 RSVP라고 쓴다. 뜻은 초대에 대하여 참석 여부를 응답해 달라는 것이다.


Noted with thanks!: 너의 메일을 잘 받았어

비즈니스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느낀 건데 대부분의 경우 상대방이 항상 짧게라도 '너의 메일을 잘 받았다'라는 것을 회신해 준다 (Noted의 뜻이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 사내 메일이라면 수신 여부를 알 수 있지만 회사 외부 메일에서는 알기가 어렵다. 처음엔 굳이 뭐 이런 답까지..라고 생각했다. 괜히 체크해야 할 이메일만 늘려주는 것 같았는데, 막상 내가 보낸 메일에 답이 없으면 확인을 한 건지 안 한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니 짧게라도 회신을 해주는 것이 백번 낫다. Noted with thanks라는 메일을 받은 후에는 굳이 답하지 않아도 된다.


I am on OOOOO 18 and 19 June. Please expect delays in my response.: OOOO 때문에 6월 18-19일 부재중입니다. 답장이 늦을 거예요.

부재중일 때 auto-reply를 해놓는 건 당연히 기본이긴 하지만, 부재 중 이메일에 함께 위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메일을 보낸 입장에서는 언제쯤 답신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실한 정보를 알 수 있으니 이런 에티켓은 갖추도록 하자.


Thank you for your patience!: 기다려 줘서 고마워

어떤 협의가 진행되다 보면 상대방(또는 우리 쪽)에서 사안을 오랫동안 들고 있게 된다. 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 하거나 decision making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회신이 늦어졌을 때 예의를 갖춰 미안함을 표현해 준다면 좀 더 부드러운 비즈니스 관계가 유지될 것이다.


Please find the attached.: 첨부파일을 확인하세요

빈번하게 쓰는 표현의 하나. 첨부 파일 (attached file)을 확인 (find) 하라는 말이다. 다르게 말하고 싶을 땐 I (have) attached (something). 이렇게 해도 무방하다.


I cc-ed James.: James를 참조에 넣었어

이것도 아주 많이 쓰는 표현의 하나다. CC는 Carbon-Copy의 약자로 '참조'를 말한다. 왜 Carbon-Copy일까? 옛날에 타자기를 쓰던 시절에 '먹지'(Carbon paper)를 이용해서 복사본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어떤 표현의 유래는 이렇게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이야 먹지라는 걸 아는 사람도 얼마 없을 텐데..

Karbonkopia_2008.jpg Carbon paper (출처: wikipedia)

어쨌든 cc를 동사처럼 사용하여 cc-ed라고 많이 쓴다. 업무를 이관하거나 수신인은 아니지만 관련자(주로 상사)에게 내용을 함께 전할 때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다.


Hi OOOO. I have moved you to Bcc. Thanks for connecting us and help. OOOO아, 너를 비밀 참조에 넣었어. 우리를 연결해 줘서 고마워.

cc 말고 Bcc (Blind cc; 비밀 참조)가 있다. 비밀 참조는 보통 1회성에 그친다 (대부분의 이메일에서 전체 회신을 해도 Bcc는 빠짐). 뭔가 알려주긴 해야 하지만 다음 답장부터는 포함시킬 이유가 없으면 요렇게 활용 가능하다. 위의 표현은 내가 중간에 매개해서 외부 업체와 우리 회사를 소개해 준 케이스에서, 상대방이 앞으로 협의에 소개자인 내가 낄 필요는 없기 때문에 Bcc를 해주면서 고마움을 표현한 것이다. 개인적으론 꽤 센스 있는 표현과 방식이었다고 느꼈다.


Please get back to me at your own convenience.: 편한 때 회신 주세요

Get back to~는 OO에게 다시 연락을 달라는 의미다. 내가 너에게 연락을 할게라고 말하고 싶을 땐 Let me get back to you. 이렇게 사용할 수 있다. 아주 급한 일이고 당장 보고가 필요하다면 ASAP (As soon as possible)를 사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네가 편한 때(at your own convenience) 알려 달라는 여유로움을 가끔 부려도 무방하다 (배려해 주는 태도).


실용적인 표현 외에도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느끼고 배운 점들이 많다. 기회가 되면 다음에 정리해 보겠다.


(제목 이미지 출처 https://www.mileiq.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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