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생각해 보니, 나는 그동안 진짜로 쉰 적이 없었다.
항상 뭔가를 해야 마음이 편했고, 멈춰 있는 시간을 불안해했다.
이번에는 달라야겠다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지내보자고 마음먹었지만
막상 그렇게 하려니 생각이 더 많아졌다.
‘쉰다’는 건 뭘까.
‘나에게 집중한다’는 건 또 어떤 의미일까.
쉬는 것도 계획이 필요할까?
일할 때를 제외하면 나는 계획을 잘 세우지 않는 편이다.
즉흥적인 편이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그런데 이번엔 시간이 너무 많아서인지
이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자꾸 생각하게 된다.
아마도 이건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라서 그런 것 같다.
의미 있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그래서 요가를 해보기로 했다.
'발리에 왔으니 한 번쯤은 해야지'하는 마음으로
ADDA YOGA의 비기너 클래스를 예약했다.
처음 10분은 자세를 따라가기 바빴다.
머릿속엔 온갖 생각이 떠올랐고,
‘내가 제대로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마음이 비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요가는 여전히 어렵고, 100% 좋다고는 말 못 하겠다.
자세를 따라 하면서도 끊임없이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으니까.
하지만 그 사이사이에 한 번씩, 나에게 집중하는 순간이 있었다.
그게 나에게 필요한 쉼의 시작이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그동안 선택이나 결정을 할 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 적이 많지 않았다.
흘러가는 대로 지냈고, 필요에 의해 결정했다.
그게 자연스러웠고, 후회도 딱히 한 적이 없었다.
다만 누군가 나에게 “그게 정말 네가 원했던 거야?”라고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하고 싶은 걸 다 하며 살 수는 없지.”
“한 번뿐인 인생,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해봐.”
아마 나는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 중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