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서의 시간은 생각보다 조용하게 흘러갔다.
짱구와 우붓, 길리를 거치며 나는 충분히 쉬었고, 많이 느꼈다.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는 게 분명하게 느껴졌다.
그 다음에 남은 질문은 단순했다.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지낼 것인가.
호주는 원래부터 계획에 있던 곳이었다.
코로나 시절 예약해 두고 가지 못했던 나라였고,
여행보다는 조금 더 머물며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발리에서는 쉼이 필요했고,
호주에서는 나로서 살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렇게 발리를 마무리하고 호주로 향했다.
첫 도시는 브리즈번이었다.
날씨가 좋고, 비교적 한적하면서도 도시의 기능을 갖춘 곳.
‘여기라면 천천히 루틴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낯선 환경에서 다시 일상을 만들어보는 것.
발리에서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되었던 선택을
이제는 하나씩 해봐야 할 시점이었다.
그 기대와 함께,
조금의 긴장과 걱정을 안고
호주에서의 시간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