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대량생산과 소비문화를 음식으로 비평하다.
앤디워홀은 팝아트의 대표 작가로 그의 작품 속에는 다양한 음식이 등장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단연 캠벨수프 Campbell’s soup 캔이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20년간 매일 점심으로 이 캠벨수프를 먹었다고 이야기한다. 그가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앤디워홀의 부모님은 슬로바키아 이민자로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어려운 형편으로 늘 음식이 부족한 가정을 펜실베이니아에서 일궜기에, 작가는 어릴 적 먹고 싶은 케이크와 쿠키를 거의 먹지 못하고 자랐다. 이후 유명한 작가로 성장하여 1949년 뉴욕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후 그는 이스트 58번가에 있는 ‘Serendipity 3’라는 카페를 자신의 비공식 사무실이라고 부를 만큼 자주 방문하여 케이크와 디저트를 먹었다고 한다.
앤디워홀은 뉴욕에서 활동하며 ‘Wild Raspberries’라는 쿡북에 일러스트를 그리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도 있는데, 출판의 취지는 ‘요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쿡북’을 만드는 것으로, 실제로 요리가 될 수 없는 레시피들도 책에 담았다. 이는 당시 프렌치 오뜨 퀴진으로 유명해진 쿡북들을 풍자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작가는 평생 자신이 어린 시절 자라면서 먹은 매우 평범하고 단순한 미국식 식사와 유명해진 이후 뉴욕에서 경험한 고가의 레스토랑 음식 사이에서 갈등했다고 전해진다. 티브이를 보며 먹는 호두와 크림치즈 샌드위치가 그에게는 완벽한 식사라고 여겨졌으며, 자주 비싼 레스토랑의 음식을 포장하여 노숙자들에게 주거나 자신의 미용사의 고양이에게 먹으라고 주었다.
앤디워홀은 작품 속에 음식을 등장시켜 세계대전 이후의 경제 번영과 중산층 확장의 시대에 일어나는 대량생산과 소비문화를 비평했다.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코카콜라 햄버거 케첩 수프캔 등은 당시의 시대상을 풍자하고 비판하는 작가의 위트라고 볼 수 있다. 미국 팝아트의 선두주자인 그가 1967년에 벨벳언더그라운드 The Velvet Underground 데뷔 LP판에 그려준 바나나도 건강한 음식을 대변하기보다는 현대인의 인위적인 속살을 표현하는 듯하다.
팝아트의 악동 아티스트 앤디워홀의 작품들 속의 다양한 음식을 보며, 그가 현대사회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한 번쯤 돌아본 후 작품을 다시 바라보면 신선한 예술적 안목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위의 사진과 글의 일부는 2020년 Julia Keller가
쓴 ‘FROM STUDIO TO DINING TABLE: ANDY WARHOL’을 인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