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우드 스타인 킴 카다시안. 우리나라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인이다. 그녀는 가족들이 모두 출연하는 미국 리얼리티 프로그램 ‘카다시안 따라잡기’로 스타덤에 올랐다.
카다시안은 미국의 상류층 출신이다. 그녀의 아버지 로버트 카다시안은 1994년 미국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인 OJ 심프슨 사건을 담당해 유명한 미국 변호사다. 그녀는 여러 방송과 사업 등을 통해 최근 10억 달러(한화 1조 1170억 원)의 재산을 일궈 억만장자 클럽에 합류했다.
아버지 로버트 카다시안과 어머니 크리스 제너 사이에서 태어난 킴 카다시안은 이부 여동생까지 합쳐 1남 5녀 중 차녀이다. 이들 가족 모두가 특유의 ‘관종력’으로 막대한 부를 일궜다. 자식이 큰 재산이 된 셈이다.
킴 카다시안 역시 이혼한 전 남편 카니예 웨스트와 사이에 네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첫째 딸 노스, 둘째 아들 세인트를 가진 두 번의 임신 기간에 태반 유착증을 앓았던 카다시안은 더 이상의 임신은 위험하다는 진단을 받은 뒤 다른 두 명의 아이들을 대리모를 통해 출산했다.
상류층은 대개 자식을 셋 이상 낳는다는 말이 있다. 단적으로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은 첫째 조지 왕자, 샬롯 공주, 막내 루이 왕자를 두고 있다.
수명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간은 자신의 생애를 넘어 영속하는 무언가를 남긴다. 발달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이 능력을 ‘생산성’이라고 불렀다.
책 아비투스에 따르면 자녀와 손자에게서 영속성을 느끼고, 부모와 조부모는 과거 세대로부터 받은 것을 미래 세대에 전달한다. 생산성은 정상으로 도약하기 위한 암묵적 전제 조건인데, 이미 정상에 있는 사람만이 생산성의 중대한 역할을 파악한다는 것이다.
에릭슨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생산성의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만 생산성은 아니다. 현대 심리학은 자신의 존재를 넘어서는 모든 행동 방식을 생산성으로 표현한다.
자신의 경험과 인맥을 다른 사람을 위해 쓰고, 지식을 전달하는 등 어떤 것을 창조하는 사람에게도 생산성이 있는 것이다. 자신의 유한성을 알고 더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 그것이 바로 필생의 사업이 되는 것이다.
1976년 영국에서 출판한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인 유전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모든 생명체가 자기 보존을 위한 목적에 프로그래밍돼 있고 인간은 유전자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라는 설명이었다. 이타적인 부모의 태도도 결국은 자신의 유전자를 지켜내려는 이기심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는 본능은 점점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실제로 한국의 저출산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2070년 한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으뜸 장수국가가 되지만,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는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빠르게 하락하는 출산율은 인류 문명의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라고 우려했다. 그는 “수많은 착하고 똑똑한 사람들조차 세상에는 사람이 너무 많고 인구가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완전히 반대”라고 지적했다.
그는 데이터를 살펴보라고 촉구하면서 “만약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다면 문명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현재 6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다. 그는 이렇게 자녀가 많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모범을 보이려 한다”며 “내가 역설하는 걸 스스로 실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려는 사람과 포기하려는 사람. 당신은 어떤 쪽에 속해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