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유월 May 16. 2022

50대에 늦장가 간 검사의 결혼식

몇 달 전 재미난 기사를 읽었다. 윤석열 대통령아내 김건희 여사와의 결혼식 일화였다. 채널A 방송에 출연한  대통령 대학 동기 이미현 씨는 “ 후보 결혼식  하객이 엄청나게 많이 왔다. 사람들이  ‘윤석열이 정말 장가를 간다고? 이건 눈으로 확인해야 라고 해서 많이 왔다. 대학 동기들이  왔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결혼할 당시 52세였고,  여사는 40세였다. 50세에 늦장가를 갔으니 오죽 신기했을까. 다시 생각하면, 그만큼  대통령이 오랫동안 좋은 교우관계를 유지했다는  짐작케 한다. 보통 40대를 넘어 늦게 결혼식을 할수록 하객수가 줄어든다. 나이가 들면서 친구 사이가 소원해지기도 하고 서로 연락이 끊어지는 경우도 많은 탓이다.

 대통령은 8 9기의 도전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엄청난 '오지랖' 때문이었다고 한다. 8수생 시절엔 부재중인 친구의 아내를 대신해 친구 자녀들 밥을 챙겨주고 놀아주고 친구를 출근시키는가 하면, 9수생 시절에는 2 시험을 불과 사흘 앞두고 대구까지 내려가 동기 결혼식에서 함진아비를 했다. 취준생과 다름없는 시절에 누군가의 경조사를 챙기는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경험해  사람들은  것이다.

나도 결혼식을  당시 결혼식을 찾은 사람들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 당시 결혼을 축하해주던 사람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코로나 초기 '결혼식에 친구들이 많이 와줄까'라고 걱정했던 만큼 결혼식에 참석해준 이들이 너무나 고마웠다.


누가 축의금으로 얼마를 냈는지까지 엑셀 파일로 정리하다 보니 까먹기도 어렵다. 금액을 정리하는 이유는 다시 보답하기 위함이다.

결혼을 통해 인간관계가 정리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그렇다. 결혼식에 불참하더라도 미안한 마음을 얼마나 표현했는지에 따라서 친구 사이가 유지되기도 하고 깨지기도 한다. 평소 소원한 사이였더라도 결혼식을 잘 챙겼더니 친구의 마음을 얻는 경우가 있고, 평소 절친한 사이였는데 결혼식을 소홀히 해 손절당하기도 한다. 이는 결혼식뿐만 아니라 장례식에서도 똑같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 축의금은 '가능하면' 10 원은 하는  다. 물가를 감안해서도 그렇다. 특히 결혼식 하는 사람이 초대하는 의미로 밥과 커피까지 샀다면 10 을 축의해야한다. 얻어먹을 대로 얻어먹고 5 원만 내는  “나는 너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과 진배없다. 다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있는 만큼만 내고, 마음을 표현해라. 친구라면 이해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한다. 경조사만  챙겨도 사람의 마음을 얻을  있다. 반대로 경조사를  챙길수록 어느새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간다. ‘친구 없어도 . 혼자가 좋아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과 교류를 통해 살아가는 존재다. ​


나중에 집안에 큰일이 생겼을  주변에 부를 사람이 없고, 불러도 아무도 오지 않는 현실과 마주하고야 후회한다. 오지랖 넓게 주변 사람을 챙기지 못하더라도, 경조사만  챙겨도 나중에 후회할 일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부자인 티를 안내던 회사선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