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겨울 방학...
오늘은 사진 수업을 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하지 않은 게 아니라 못했다.
지난주, 사진 보정을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으로부터 강제 방학을 명 받은 것이다.
나도 선생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요즘 내가 마음에 너무 여유가 없었다.
보통 주말이면, 그림을 그리고 남은 시간에
카페나 맛집에 가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여러 가지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었는데
최근 3달가량은 그런 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
연말에도 (너무나도 감사하게) 사람들을 만나느라 바빴고
연초에는 날씨가 너무 추워서 밖에 나가는 것 자체를
하지 않았다. (ㅠㅜ)
그러다 보니, 내 마음에 여유의 샘이 말라갔고,
드디어 그 바닥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사진을 찍고 싶어도 도저히 영감이 떠오르지 않았고,
사진 보정 또한 의미 없는 보정을 하다 보니, 맘에 드는 사진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인스타그램에 올리던 사진들도 뜸하게 되어버렸고,
내 마음에도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천성이 쉬는걸 잘 못하는 성격이라, 억지로 수업을 받으려 했고,
사진 선생님은 나의 상태를 눈치채고 (고맙게도) 바로 방학을 내려버린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오랜만에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촌의 새로운 카페에서 이렇게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으면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태어난 김에 살아간다고 했지만, 역시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건
태어난 김에 사는 것인 듯 하다. 내 마음 상태와는 상관없이
항상 삶에 의미와 목적을 두려고 하면서, 분주하게 사는 날 보면
태어난 김에 사는 것이 내 삶의 목적이 되는 주객전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항상 깨어 있어야겠다.
서촌 OUVERT 카페에서 그린 그림 (아이폰으로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