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는 살고 싶다는 반증?
추운 겨울이 지나고, 날씨가 풀리는 게 봄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 어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술수업을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의 지인이자 미술 선생님과 공방을 함께 쓰는 작가님의 전시회에 방문했다. 처음 가는 전시회인지라, 어떻게 가야 할지 몰랐지만 티브이에서 본 기억이 나서 인근 꽃집에서 꽃을 사서 갔다. 그리고, 그분의 작품을 감상하고, 작가님과 선생님 그리고 그분들 지인 한분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행복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서로 작별인사를 하고, 집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그렇게 이동하는데 갑자기 심장이 ‘쿵’하고 떨어지는 느낌이 들더니, 심장 박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재빨리 애플워치로 심박수를 쟀더니 심박수가 120까지 올랐다. 크게 걱정할 건 아니었지만,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 느껴지는 것이 누가 봐도 공황장애였다. 갑자기 무서워졌다. 죽을 것 같았고, 죽고 싶지 않았다. 겨우겨우 나 자신을 달래며 집에 와서 침대에 누우니 심장이 안정이 되었다. 그리고, 두근대는 내 심장을 부여잡고 잠을 청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해 봤다. 왜 공황장애가 갑자기 온 것인지 말이다. 그것도 내가 행복감이 최고조로 느껴질 때 말이다! 요즘 추운 날씨에 좋아하던 산책도 잘 못하고 우울하게 보내다 날씨가 풀리면서 이제 슬슬 예전처럼 걷고 사람을 만나고 기분이 좋아지고 있는 소위 “봄과 썸을 타고 있는 중”이었는데 말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다 보니, 내가 행복감을 잃어버릴까 두려워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느끼는 행복이 곧 사라질까 두렵고, 이렇게 행복할 때 갑자기 심장마비 등으로 돌연사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공황장애의 트리거가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요즘 갑자기 느껴지는 행복감이 갑자기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그것도 가장 행복감을 최고조로 느낄 때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말이다.
그런데, 공황장애 중 느낀 죽음의 공포에서 내가 가장 크게 느낀 열망은 “살고 싶다!”라는 생존본능이었다. 그래서 이젠 공황장애가 와서 죽을 거 같은 기분이 들면, 그 느낌 자체가 내가 살아있고 지금 행복하다는 걸 반증하는 증거라고 생각하기로 생각을 고쳐먹었다. (잘 될지는 미지수다)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시간을 보내는 것도 목적을 가지고 계획했던 때가 있다(지금도 그렇긴 하다.) 하지만, 요즘 드는 생각은 시간은 계획을 잡아서 보내는 게 의미 있는 삶이 아니라, 내가 보내는 현재를 느끼고, 온전히 즐기는 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