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4] 곰씨의 관찰일기

나는 겁쟁이로소이다

by 나저씨

한 사람은 내가 아무리 관심을 줘도 전혀 반응이 없다. 다른 한 명은 내가 해 주는 것도 별로 없는데, 나를 좋아해 주고 내가 취하는 사소한 행동에도 반응을 해 준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나를 좋아해 주고 반응해 주는 사람에게 더 시간과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내 마음은 전혀 반응이 없는 사람에게 쏠린다. 나의 이런 성향 때문에 이성과 결혼에 대해 바보 같은 선택을 했음에도 여전히 난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나의 감정과 생각은 접어둬야 하는 것일까? 가을이 되니 쓸데없는 생각들이 난다. 제일 먼저 전처에 대한 생각이 예고 없이 내 머릿속을 휘젓는다. 전처와의 다툼, 그리고 상대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이용당한 것에 대한 억울함......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주위에서는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나에게 "최선을 다했기에 미안하거나 억울한 감정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다."라고 말해준다.


전처도 내 생각을 할까? 이젠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전처의 소식이 궁금할 때가 있다. 전처와 전처 부모의 소식이 궁금할 때가 있는데, 왜일까? 아마도 소속감과 책임감 그리고 유대감에 대한 그리움이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지난주 고향에 내려가서 어머니를 만나고 와서 앞에서 말한 것들을 더 빈번하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난 지금 외롭다. 누군가의 온기를 느끼고 싶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더욱더 사람의 온기를 그리워한다. 그런데 누군가가 내 곁으로 오면 난 뒤로 도망친다. 그리고 잡지 못할 열매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고 있다. 참고 기다리다 보면 언젠간 그 열매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도 잘 안다.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을...... 그래서 나를 좋아해 주는 만남에 집중하려 하지만 이 또한 쉽지는 않다. "만약 내가 똑같은 실수를 다시 저지른다면?"이라는 생각이 날 괴롭히기 때문이다. 전 처와의 만남과 이혼으로 이젠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예전과 같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두려움이 생겨서 마음의 문을 닫고 도망친다.


언젠가는 두려움이라는 껍질을 깨고 나와야 한다는 것을 잘 안다. 그리고 껍질을 깨는 것은 빠를수록 좋다는 것도 말이다.


난 이 복잡하고 멍청한 문제에 대해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


시간을 돌릴수 있다면 (나저씨가 이이폰으로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