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8] 곰씨의 관찰일기

설 연휴에 혼자 있었습니다. 자존심 상해서요......

by 나저씨

올 설 연휴에도 혼자 있었다. 왜일까? 이유는 언제나 같았다. 가봤자 좋은 기분이 들 일이 없기 때문이다. 설에 고향에 내려가면 시작하는 친척 어른들 간의 자식 비교...... 다른 사람과 원치 않게 비교당하는 것은 기분이 나쁘다. 그것도 내가 내세울 게 없으면 특히 더 그렇다.


나에겐 동갑인 친척 조카가 있다. 고등학교까지 같은 학교를 다녔고, 결혼도 비슷한 시기(한 달 차이)에 했다. 결혼할 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서로 비슷한 생활을 했다. 하지만 결혼 이후 그와 나의 삶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나랑 동갑인 조카는 집을 구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평범하게 살고 있으며, 난 이혼하고 빈털터리가 돼서 더 이상 내세울 게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혼을 하고 나서는, 명절에 더 이상 집에 내려갈 수가 없었다. 처음엔 그게 부끄러움이자 어머니의 죄인이 된 듯한 모습을 보기 싫어서라고 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내가 이전에 말했던 것들은 내가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직접적인 이유가 아니었다.


내가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이유는 자존심이 상해서였다. 동갑내기 조카에 비해 내가 불행하게 사는 것 같고, 친척들 사이에서 비교당하며 조리돌림 당하는 게 자존심이 상했던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동갑내기 조카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내 주위에 많은 좋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의 도움으로 내 삐뚤어지고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졌던 자존감이 조금씩 회복이 되고 있다. 이제는 이혼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을 만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더 이상 내 처지가 억울하고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앞으로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명절에 고향에 내려갈 수 있게 될 것 같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더 이상 내 처지에 대해 자존심 상해하지 않고, 명절에 고향에 계시는 어머니를 보러 갈 수 있을 것을 기대해 본다.



tempImageG4n4et.heic 설 명절날에 먹는 칠리 치즈프라이와 모히또(나저씨가 아이폰으로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