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싱 아들을 바라보는 칠순 어머니 마음
“좋은 사람 만나서 빨리 결혼하고 아이도 낳아야지 “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하면 가끔씩 듣는 말이다. 이혼한 아들을 바라보는 것도 힘드실 텐데 다시 결혼하라 말씀하시는 건 얼마나 고민을 하셨을지 잘 알기에, 난 건성으로 ”알겠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만다.
사실을 고백하자면 나는 어머니의 새로운 인연을 만나라는 말이 귀찮게 들렸다. 이혼한 지 오래되지 않은 아들에게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도 이해가 안 됐고, 나이가 많이 들어 사람 만나기 힘든 상황인걸 잘 알면서도 왜 무감각하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정말 섭섭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한 내가 정말 어리석었다는 건, 며칠 전에서야 겨우 깨달았다.
며칠 전 회사에서 일이 있어 외근을 하는데 팀원들과 함께 회의장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팀원 중에 결혼 적령기에 있는 사람이 있었고 자연스레 우리들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게 됐다. 물론 아직 회사에선 난 아직 이혼한 걸 밝히지 않아서 조용히 있었는데, 갑자기 나이가 제일 많은(나보다도 많은) 분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난 지금 중학생 딸이 있는데 만약 내 딸이 늦게까지 결혼을 하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을 거야. 다만 내가 죽고 나서 홀로 남을 아이가 걱정돼서 나 죽기 전에 결혼하라 이야기할 것 같아.”라고…… 그의 말에 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내 어머니도 혹시 이런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는 “자신이 죽은 후에 혼자 남을 나를 걱정하여 결혼 하라 하시는 거 아닐까?”라고 말이다.
그래서 업무를 마치고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나에게 또 빨리 좋은 인연을 만나라고 일장연설을 하셨고, 난 그런 어머니의 잔소리가 너무 고맙게 들렸다.
어머니, 살아계셔서 감사하고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저도 빨리 좋은 인연을 찾도록 노력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