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내향인은 사람이 많은 곳이 무섭다
주말 수업을 다 취소했다. 몸과 마음이 지쳐서였다. 몇 주 전에 본부 워크숍이 있었다. 내가 근무하는 회사 소속 본부의 사람들이 전부 모여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함께 참여하고 결속을 다지는 시간인데, 외향인이라면 환영할 일이겠지만 극 내향인인 나에겐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난 사람들과 대화를 못 한다. 특히 모르는 사람이 있으면 입을 아예 닫아 버린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거니와 굳이 대화를 나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혼자 있고 싶어서 핑계를 대고 그 자리를 벗어날 궁리만 한다. 그리고 그렇게 자리를 벗어나면,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진다.
극 내향인인 나로서는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려고 하는 건 당연한데, 문제는 내가 사람을 피하고선 소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워크숍 기간 중에 가까워진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부럽기도 하고, 나만 겉도는 게 아닐까 해서 불안해진다.
워크숍 둘째 날이 그랬다. 잠을 자고 일어나니, 왠지 나만 소외된 기분이 들었다. 그냥 느낌적인 느낌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고, 큰 문제도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왜 불안한지 모르겠다. 그렇게 정신적으로 지치는 워크숍을 참석하고 주말에는 미술과 캘리, 그리고 스페인어 수업을 준비했다. 미술수업을 준비하면서 수업 장소에 가는데, 너무나도 수업을 받기 싫었다. 몸도 나른한데, 정신적으로도 완전 바닥이 나버린 기분이었다. 이대로는 수업을 받아도, 서로에게 실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한 끝에 양해를 구하고 모든 수업을 취소했다.
그렇게 수업을 취소하고 주말을 보내면서 조금은 숨통이 틔는 기분이 들었다. 역시 정신적 탈진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정신적 탈진의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워크숍에 갔던 것이 제일 컸다. 정신적 탈진에서 벗어나니 내가 워크숍에서 느꼈던 소외감은 나 스스로를 챙기지 못해서 나온 감정임을 알게 되었다.
역시 날 챙기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값진 인생경험을 얻은 시간이었다.
I LOVE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