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지 않은 이별이 나를 무너뜨리려 할 때

혼자가 된다는 감각

by 나저씨


무섭다. 걱정된다. 두렵다. 어찌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외롭지 않은데, 고독하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나열해 보자면, 온갖 부정스러운 감정만 나를 지배하고 있다. 왠지 모르겠지만 요 며칠 계속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 버리려고 이것저것 해봤는데, 효과가 없었다. 계속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내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길 것 같아서, 오늘은 근처 카페에 와서 커피를 주문하고 조용히 앉아서 깊이 생각을 해봤다.


"무엇이 문제일까?"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회사 일. 내가 계획하고 있는 다양한 계획들...... 그 어떤 것들을 생각해 봐도, 나의 정신이 나갈 정도로 내 관심을 빼앗아 가는 주제가 없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떠오른 얼굴. 바로 어머니의 얼굴이었다. 작년 폐암 확진을 받으셔서 치료 중이신 어머니 얼굴이 떠올랐다. 바로 그거였다! 내가 불안하고 어쩔 줄 모르는 방향을 잃어버린 듯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바로 어머니였다. 더 정확히는 어머니의 부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었다. 이번에 어머니를 뵀는데 3달 전보다 몸이 훨씬 안 좋아지신 것 같은 모습이셨다. 숨 쉬시는 것도 버거워하시고 밤만 되면 (진통제를 드심에도) 몸 여기저기에서 지르는 비명소리를 견디지 못하시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시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걱정도 되면서, 무서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대로 어머니가 내 인생에서 사라지신다면?" 생각만 하는대도 무서웠다. 그리고 너무나 외로운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 이제 나 혼자밖에 없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내가 심적으로 힘들거나 고민이 있을 때 기댈 어머니가 안 계신다는 생각을 하자마자 너무 무서웠다. 난 여전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인데 말이다. 그리고 영원히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살 것임은 확실하다. 어머니가 내 인생에 더 이상 안 계신다는 생각을 하니까, 이혼할 때 보다 더 큰 외로움과 두려움이 엄습했다. 이젠 더 이상 내가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없어져버린다는 느낌은 정말 말로 표현이 어려운 감정이었다. 상실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장남으로 태어난 나에게 더 이상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없다는 생각은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데 충분했다. 물론 어머니가 지금 당장 나를 떠나시진 않을 것이란 걸 잘 안다. 하지만 결국은 어머니가 내 인생에서 떠나는 시기가 올 것이며, 난 그게 언제든지 여전히 준비가 안 되어 있을 것이고, 그 이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을 것이다.


상실에 대한 두려움. 이혼 이후에 다시 느껴보는 이 감정은 역시 한번 겪어봤다고 쉬워지는 감정이 아니다. 이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이혼은 더 이상 가족이 아닌 사람이 되는 거라 헤어지면 끝인데 반해, 어머니와의 이별은 언제나 의지했던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이다 보니, 전혀 준비를 할 수 없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와 비슷할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상황인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여전히 어머니가 내 옆에 계셨고, 그렇기에 "혼자"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어머니가 나와 이별하면, 난 완전한 "혼자"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게 무서운 것이고 그래서 내가 머릿속이 복잡하고 집중을 못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 사실을 깨달았지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정말 어쩌야 할까? 막막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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