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26.

by 정호성

봄비 온 뒤, 노상에 주차해놓은 차 위에 붉은 벚꽃잎이 붙어있다. 용케 사월 말까지 가지에 붙어있다가, 늦은 봄바람에 하늘거리다가, 빗방울에 몸을 싣고 뚝 뚝, 한 달 넘게 세차 안 한 내 차 위로 떨어졌다. 이제 봄이 다 갔구나하는 실감이 든다.


올해는 유난히 봄을 탔다. 기분도, 입맛도 휙휙 바뀌었다. 아무생각 없다가도 모든일이 생각났다. 마음이 황량하다가도 갑자기 벅차오르기도 했다. 젊어진 것 같으면서도 평소보다 더 자주 나이에 대해 신경썼다. 뭔가 바꾸고 싶은 의지와, 이제와서 뭘 바꿔하는 체념이 수시로 다퉜다. 여행계획을 세웠다가, 일상을 지키자는 명분으로 취소했지만, 실은 귀찮아서 포기한 것이다.


며칠 전부터는 다시 평소로 돌아온 기분이다. 봄과 함께 마음의 살랑거림도 지나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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