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평가하는 일. 꽤나 재밌다. 자신을 대단한 권력자라도 되는 양 여긴다. 면접관에게는 질문을 던질 권한이 있고, 받을 책임은 없다. 지원자의 운명이 면접관의 손에 달려있다. 지원자 자격이 너무 훌륭하면 너무 과하다고, 미달이면 너무 못하다고 지적한다. 나이가 많으면 많아서 문제되지 않겠냐고, 적으면 적어서 문제되지 않겠냐고 따진다. 면접관 자신도 제대로 답하지 못할 질문을 퍼부으면서 지원자가 쩔쩔매는 것에 쾌감을 느낀다. 씩씩하고, 젊고, 예쁘고/잘생기고, 자존심있어 보이는 지원자들을 궁지로 몰면서, 내가 그들 처지가 아님을, 나는 이미 그런 과정을 이미 통과했거나 앞으로 할 필요가 없음을 다행으로 여긴다.
합격하지 못한 지원자들 기분은 어떨까. 실력이 없고 운이 없음을, 자기 자신을 탓하며 위축될 것이다. 다음은 더 잘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무엇부터 손을 대어야 할지 모를 것이다. 난 탈락한 지원자 한명을 쫓아가서 괜찮다고, 너는 훌륭하다고, 기죽지 말라고, 그리고 너 잘못이 아니라고 손을 붙잡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렇게하지 않았다. 면접관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