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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KuGe] 상상 인터뷰- 폴 세잔

폴 세잔 (1839-1906) - 작가 편

by Homo ludens

폴 세잔(Paul Cézanne, 1839-1906)

1899년의 세잔

누보 쏠레이: 안녕하세요, 세잔 선생님! 선생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오늘 인터뷰를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잔: 반갑습니다.


누쏠: 선생님은 흔히 "현대 미술의 선구자"로 불리십니다. 이전 인터뷰를 진행했던 클로드 모네 선생님께서 선생님에 대해 남긴 말씀이 있습니다. 혹시 알고 계신가요?


세잔: (민망해하며) 내게 직접 한 말은 아니지만 전해 들은 적은 있습니다. 제 입으로 말하긴 쑥스럽군요.


누쏠: 그럼 제가 독자분들을 위해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그래, 세잔, 그가 우리 중에 최고였어! (조르주 클레망소에게 쓴 모네의 편지 中)


세잔: (다소 흡족해하며) 그 친구도 참... 민망하구먼...


누쏠: 인터뷰를 준비하며 알게 된 사실인데 다른 예술가분들도 선생님에 대해 여러 평가를 남기셨더군요.


세잔! 세잔은 우리 모두의 아버지였습니다. (파블로 피카소)


그림의 신과 같은 존재 (앙리 마티스)


누쏠: 선생님은 가히 예술가들의 예술가라고 불리시는데요. 선생님께서 활동을 시작하신 시기에 미술은 어떤 변화의 요구를 받고 있었습니까?


세잔: 나를 비롯한 여러 선배, 동료 예술가들은 우리의 미술(서양미술)이 추구해 오던 것에 의문을 품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투시도법과 원근법이라고 할 수 있죠. 하나를 더 꼽으라면 '색채'의 습관적 사용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저의 동료 예술가들, 소위 '인상주의자'들은 순간을 포착하고 색채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었지만 뚜렷한 한계를 보였습니다.


누쏠: 그렇군요. 모네 선생님 역시 전통적인 구도와 관점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죠. 그렇다면 인상파 화가들의 한계라면 어떤 것일까요?


세잔: 물론 나의 견해입니다만, 저는 그들이 그리는 풍경보다 푸생 선생(Nicolas Poussin, 1594-1665)의 풍경화를 동경했습니다. 푸생 선생은 인상파 화가들이 포착한 '순간' 이상의 것이 존재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작품 편>에서 나누도록 하죠.


인상주의를 보다 견고하고 지속적인, 이를테면 미술관의 전시물과 같은 무엇인가로 바꿔야 한다. - 폴 세잔


누쏠: 선생님의 예술이 만들어지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준 예술가는 누구일까요?


세잔: (즐겁게 웃으며) 제겐 중요한 친구가 있죠.


누쏠: (눈을 반짝이며) 선생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친구 말씀이군요?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한 에밀 졸라(Émile Zola, 1840-1902) 선생님 아닐까요?


세잔: (껄껄대며) 그 친구도 제게 큰 영향을 주었죠. 그 친구의 권유로 1861년 파리로 이사했고, 상상할 수도 없는 훌륭한 예술가들을 만났죠. 독자 여러분, 좋은 친구를 사귀십시오! 그것은 반드시 사람일 필요는 없습니다.


좋은 친구를 사귀세요. 즉, 루브르 박물관으로 가세요. - 폴 세잔


누쏠: 그곳에서 앞선 대가들의 작품들을 직접 보고 배우셨군요!


세잔: 그렇습니다. 그들이 남긴 걸작들을 직접 보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그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새로운 시선을 제공합니다. 저도 여러 선배님들의 작품을 통해 작고하신 그분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죠. 지금 독자분들이 저의 이야기를 들으실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누쏠: 그럼 2025년의 저희들도 선생님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예술을 만들 수 있을까요?


세잔: (어깨를 으쓱하며) 그건 여러분들의 몫이겠죠.


누쏠: 팁을 좀 주실 수 없을까요? 새로운 예술을 만드는 비법을 알려주세요!


세잔: 인상파 화가들이 새로운 예술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감각'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그 감각을 실현한 것이죠. 전 <감정에서 시작하지 않은 예술 작품은 예술이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괴테 선생이 말한 것처럼 감정만이 "온전히 나만의 것"이기 때문이죠. 천재들이란 별다른 사람들이 아닙니다.


천재란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새롭게 하는 능력이다. - 폴 세잔


누쏠: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새롭게 한다라... 왠지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세잔: 행복의 파랑새가 세계 어느 곳도 아닌 자신의 집에 있었듯, 새로움이라는 것은 특별한 대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흔한 대상을 바라보는 '나의 눈과 마음'에서 비롯되죠.


화가에게는 두 가지가 있다. 눈과 마음이다. 이 둘은 서로를 도와야 한다. - 폴 세잔


누쏠: 왠지 우리의 삶에 대한 지혜를 얻어가는 느낌입니다. 선생님 마지막으로 2025년 한국의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세잔:

예술가는 관찰자이자 재창조자이다.


누쏠: 선생님의 예술 세계를 압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인 듯합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세잔: 네, 즐거웠습니다.


### 본 매거진은 크라우드펀딩 (텀블벅) 후원을 통해 제작된 아트카드에 등장한 작가와 작품 이해를 돕기 위해 해설을 위해 발행되었습니다. 곧 스마트스토어를 통해서도 구매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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