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별짓기가 가능한 소비의 스토리텔링을 구축하기

최명화, 김보라.『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

by 노창희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의 일러두기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에서 1990년대 중반에 출생한 세대” Z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에 출생한 세대”를 의미한다. MZ세대는 마케팅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MZ세대가 소환되는 방식은 이들이 ‘소유’보다는 ‘경험’ 혹은 ‘공유’를 지향하며 소비와 관련해서도 과거보다 가치지향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다른 세대와 비교할 때 대체로 이러한 경향성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1981년생인 나의 기준에서 보면 나는 요즘 거론되고 있는 MZ세대의 특성과는 상당히 다른 지향성을 지니고 있고, 내 주변을 둘러봐도 그렇다. 물론,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는 상당히 다른 지향성을 가지고 있을 테니 최근 몇 년 사이 MZ세대의 지향성이라고 여겨지는 것들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세대로 구분하기보다는 가치지향적 소비자, 팬덤을 추구하는 소비자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사회학적으로나 경제경영학적인 관점에서나 더 의미 있는 접근 방식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물론, 사회학적인 관점이나 경제경영학적인 관점 모두 내가 섣부르게 코멘트 할 수 없는 영역이다.


“MZ세대의 인맥과 여가는 대부분 ‘나의 발전’과 ‘사회적 의미’에 방점을 둔다(52쪽).” 충분히 공감이 가는 문장이지만 나는 MZ세대의 특성이라기보다 소비에서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많은 소비자가 공유하는 특성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한 말과 동어 반복이지만 중요한 것은 위와 같은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특성을 밝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가장 큰 원인은 ‘불안’이다.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사회구조 속에서 안정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은 많지 않다. MZ세대가 “가장 불안해하는 부분은 돈과 관련된 문제(54쪽)”다. 다른 세대라고 다를 리 없을 것이다. 주체적인 소비를 지향한다고 하지만 타인의 평판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시대의 소비자다. “취향 존중의 소비와 개인적인 만족을 위한 취미활동을 한다고 말하지만 어쩌면 SNS를 통한 사회적 평판으로부터 가장 구속받고 있는 세대일지 모른다(55쪽).”


“‘우리의 취향이 곧 미래가 된다’라는 확신은 ‘팬덤 투자’도 만들어냈다(63쪽).” 자신의 취향에 확신을 가지고 팬덤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의미 있는 소비여야 한다. “지금의 소비는 과거 돈을 주고 물건을 교환하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선다. 검색을 하고, 사진을 찍어 올리고, 공유하고 공감을 받아 만족을 느끼는 모든 과정이 소비의 과정이 됐다(71쪽).” 내가 만족하는 것은 기본이고 내가 한 소비가 남들에게도 가치롭게 보여야 한다. 소비가 정체성을 규정한다면 내가 하는 소비가 남들과 구별되는 좋은 것이기를 원할 수밖에 없다. “‘소셜 임팩트(사회적 평판)’는 산업 전방위에 걸쳐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84쪽).” 기업들이 미래에 환경이나 ‘정치적 올바름’과 같은 가치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소비를 둘러싼 ‘서사’다.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내가 하는 소비에 대한 의미있는 스토리텔링을 제공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스토리의 시대다. 나만의 스토리, 내가 들려주는 스토리, 우리 제품만이 들려줄 수 있는 스토리가 필요하다. 세세하고, 솔직하고, 친근하고, 친절한 소토리. 세상이 원하는 것은 탁월한 성능이 스웨그 넘치는 스토리로 빛나는 순간이다. 그 순간에 ‘구매’라는 버튼이 눌러진다(224쪽).”


중고 상품 구매부터 구독까지 다양한 형태의 소비가 가능한 환경에서 소비자인 나 자신이 염두에 둬야 할 것은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 자신의 입장에서 내가 하는 소비가 진정 나를 위한 것인지 따져 보는 것이다. 물론, 이 일은 갈수록 어려워 질 것이다. SNS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주체성을 발휘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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