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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는 행복해졌는가? 하라리와 함께 자본주의를 묻다

호모사피엔스 by 유발하라리

'호모 사피엔스'는 인간(호모 사피엔스)이 육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왕이 된 원인을 탐구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인간 승리의 원인을 두 가지로 지적한다:

첫째, 이야기를 창조하는 능력;

둘째,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믿는 능력이다.


이야기를 창조해 다른 이들과 공유함으로써 초기 협력이 가능했다. 이후 종교, 미래, 국가 같은 비실재적 존재에 대한 믿음을 통해 국가 규모의 협력이 이루어졌다. 개별적으로는 강한 동물들을 이길 수 없었지만, 집단의 힘을 모아 맹수들을 정복할 수 있었다.


종교나 국가에 대한 믿음은 인간을 수렵채집에서 농업으로 이끌었고, 농업의 잉여 생산물은 인간이 다른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발명가, 언어학자, 종교학자, 군인, 정치인, 행정가 등 국가를 지탱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인재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졌다.


자본주의와 과학기술의 발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만약 인간이 돈, 시스템, 국가, 이데올로기, 문화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믿지 않았다면 현재와 같은 발전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러한 믿음은 과학 발전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 책의 결론은 인간의 승리를 찬양하는 것이 아니다. 신 인류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도 있지만, 저를 끌었던 것은 행복과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였다. 행복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제 생각에 인간 존재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물질적 만족을 행복의 척도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물질은 인간의 행복을

지속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한다. 오히려 무한한 집착과 상대적 박탈감에 빠뜨려 더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종은 종 전체의 번식에만 관심이 있고 종 개개인의 행복에는 관심이 없다. 농업 혁명이 인류에게는 축복이었지만,

착취당하는 농부에게는 지옥이었듯이, 자본주의 역시 사회 전체에는 축복일 수 있지만 개개인에게는 불행을 가져올 수 있다.


광고와 유행을 통해 소비를 조장하는 자본주의는 우리로 하여금 중요한 가치를 희생하게 만든다. 성공의 척도가 부의 축적뿐이라면, 부를 추적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인생의 성공을 맛볼 수 없다. 인생의 성공을 부가 아니라 일에 대한 자부심, 보람 그리고 가족등에서 찾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인류는 더 많은 소비가 아닌, 더 깊은 행복과 의미를 향한 새로운 길을 상상하고 실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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