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인문학 by 싯다르타 히베이루
“꿈의 인문학”은 꿈이 인류의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꿈의 인문학”의 저자 싯다르타 히베이루는 꿈이란 인간 문화의 영속성을 가능케 하는 기반이자, 창의성의 토대이며, 물리적 피해 없이 다양한 상황을 경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의 장이라고 말한다. 그는 꿈이 없는 사회는 발전이 정체될 수 있으며, 심지어는 돌이킬 수 없는 대재앙을 막아낼 힘을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렇다면 꿈이 인류 번영의 원동력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인류의 발전을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려는 특성과 무리를 이루려는 특성으로 설명한다.
(1) 인간이 가진 도구적 특성과 무리를 짓는 특성
첫째, 인간이 ‘도구적 동물’이라는 말은, 우리가 길가에 아무렇게나 놓인 돌을 날카롭게 다듬어 사냥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육체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신체적 결함을 보완하는 도구 사용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상상력이 없이는 새로운 도구를 발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돌이 무기가 되는 상상력, 즉 무기라는 개념이 존재해야만 수렵채집인이 귀한 자원인 시간과 노력을 무기 개발에 투입할 수 있다.
둘째, 개개의 인간은 먹이사슬의 최하위에 속할 만큼 유약하지만, 무리를 지어 공통의 목표를 추구할 때 그 힘은 막강해진다. 인간은 매머드를 단독으로 상대할 수 없지만, ‘매머드를 포획하자’는 공통의 목적을 공유한 집단은 협력하여 함정을 만들고 그 안으로 유인할 수 있다. 이러한 공통의 목적 또한 상상력 없이는 생겨날 수 없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믿는 능력’을 통해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다고 설명한다. 이는 도구 제작뿐 아니라 자기희생을 통해 공동체에 헌신할 수 있는 힘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꿈은 이 과정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꿈은 현실 세계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을 꿈꾸는 이의 내면에 그려준다. 상상력과 창의성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과정이며, 이는 희미한 그림 하나에서 출발한다. 『꿈의 인문학』은 케쿨레의 '벤젠고리' 등 사례를 통해, 인류가 꿈을 어떻게 발전의 동력으로 삼았는지 보여준다. 종교 또한 인류 의식과 문명 발전에 기여했으며, 꿈과 종교는 밀접하게 얽혀 있다. 따라서 꿈은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자극하고, 그것이 인류 발전의 방향을 결정지은 것이다.
(2) 도파민과 꿈의 비유적 특성
우리는 종종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을 들으며 살아간다. 이 표현은 보통 ‘꿈을 꾸는 사람이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는 의미로 이해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이 개념은 매우 복잡하다. “꿈”은 의식적 활동이며, “이룬다”는 것은 육체적 활동이다. 이 두 영역 간의 연관성은 아직도 철학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주제로, 심신이원론이나 일원론 등 다양한 설명이 존재한다.
『꿈의 인문학』은 이 연결고리를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을 통해 설명한다.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에서 꿈은 억눌린 욕망, 특히 성적 욕망의 발현이라고 보았다. 그의 이론은 모든 인간, 심지어 어린아이까지 성욕에 지배된다는 주장으로 많은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꿈 형성과 도파민의 관련성이 밝혀지면서, 욕망과 꿈의 관계는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도파민은 보상, 동기부여, 운동 조절을 담당하는 호르몬이다. 꿈을 꿀 때 도파민이 분비된다는 것은 ‘인간은 자신의 욕망과 관련된 꿈을 꾼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욕망이 형상화된 꿈은 도파민의 작용으로 인해 동기와 행동력을 부여받는다. 다시 말하면, “꿈은 꿈으로 인해 생성된 도파민 덕분에 이루어진다”라고 요약할 수 있다.
또한, 꿈은 확률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예언성을 지닌다. 이는 꿈이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하며, 꿈을 꾼 개인이 이를 계시처럼 받아들여 실천하는 계기로 삼기 때문이다. 꿈은 비유적인 언어로 현실을 조명하고, 이는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해석은 강한 의지를 지닌 사람에게 행동의 동기를 부여한다. 예를 들어, 프로이트는 어떤 사람이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던 중, 그녀의 친척이 허락 없이 끼어드는 꿈을 꾸었다고 전한다. 그 친척의 이름은 ‘딕’인데, 이는 독일어로 ‘두껍다’는 뜻이다. 꿈을 꾼 그는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이런 비유성과 모호함은 상상력과 해석을 자극하며, 현실에서의 행동으로 이어진다. 즉, 꿈은 도파민과 비유를 통해 인간을 ‘행동하는 존재’로 만든다.
(3) 꿈은 시뮬레이션의 공간이다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을 억누르는 위협과 맞서는 꿈을 꾼다. 예컨대, 전쟁 지역의 군인이나 주민들은 전쟁과 관련된 꿈을 반복해서 꾸기도 한다. 꿈은 현실에서의 제약 없이 위험한 상황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하며, 이는 생존 전략을 연습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현실에서 생존 관련 상황을 반복 연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꿈은 이를 가능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인간은 타인의 관점을 상상하고 그 입장에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유일한 존재다. 이는 내가 설계한 발명품을 누가, 어떻게 사용할지를 고려할 수 있게 해 주며, 상상력을 구체적인 설계로 연결 짓는다. 꿈은 다양한 상황과 입장 속에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 가능성을 확장시킨다.
(4) 내 생각
인간은 이미 만물의 영장이 되었다. 그 어떤 지구상의 생명체도 인간의 지배력에 맞설 수 없으며, 인간은 이제 지구를 지배할 뿐 아니라 파괴할 힘까지 갖추게 되었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이 자리에 오게 되었는가? 인간이 도구를 만들어서? 협력했기 때문에? 다른 동물보다 뛰어나서? 여러 대답이 있지만, 그 모든 것의 근간에는 상상력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꿈의 인문학』은 상상력의 원천인 ‘꿈’을 조명하며, 매우 흥미로운 방식으로 그 질문에 답한다. 상상력의 시작점으로서의 꿈은 앞으로 더욱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인류의 발전을 멈추지 말아야 할 책임과 함께, 지구의 위기를 막아야 할 의무도 함께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리는 예전보다 꿈을 덜 꾸고, 꿈의 내용마저도 주류문화에 종속되고 있다. 꿈은 단순히 잠든 상태에서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서파수면에서 기억이 선별되고, 렘수면에서 도파민의 작용으로 꿈이 형성된다. 즉, 꿈을 꾸기 위해서는 충분히 편안한 수면과 의미 있는 경험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두 가지 모두를 충족하지 못한다. 직장인은 과로와 불안으로 숙면하지 못하고, 치솟는 집값은 편안한 주거조차 어렵게 만든다. 아담 스미스가 “분업”의 문제로 지적한 바와 같이, 일상의 반복 속에 사는 사람들은 유의미한 경험을 쌓을 기회를 빼앗기고 있다. 설사 편안한 잠자리를 갖춘다 해도, 미디어의 소음은 사색과 독서, 새로운 자극을 차단한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는 과연 상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아마도 어렵다.
현대 세계는 두 가지 중대한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하나는 환경 파괴, 또 하나는 빈부 격차다. 이 두 문제 모두 상상력을 통해서만 풀 수 있음에도, 역설적으로 현재 체제는 상상력의 가능성을 막고 있다.
첫째, 지구온난화 해결은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그것은 단기적 삶의 질을 희생하고 장기적 이득을 추구하는 길이다. 인간은 심리적으로 손해를 두려워하고, 장기적 보상보다 단기적 이익을 선호한다. 이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상상력을 통해 미래의 파괴적 결과를 직시하게 만들어야 한다.
둘째, 빈부 격차 문제 또한 새로운 체제에 대한 상상 없이는 해결되지 않는다. 과도한 부의 축적은 필요 이상의 욕망과 왜곡된 자아 평가에서 비롯된다. 지금 체제가 요구하지 않는 대안적 삶과 가치, 만족에 대한 상상력이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다.
따라서, 꿈을 꿀 수 있고, 꿈을 통해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미래를 대비하고, 더 나은 세계를 구축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