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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불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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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직한캐치업 Sep 21. 2017

생일


조금 쓸쓸한 하루다.


지난 30년간 그 하루는

나조차도 특별히 여기지 않았었다.


학교다닐 때

친구들은 으레 생일파티에 초대하곤 했지만,

나는 가족들과 단촐한 케익상을 갖는 것이

전부였고, 또 그만하면 충분하였다.


그 때문인지,

생일이라는 날이 되어도 바라는 것은 없었다.


생일이라는 이유로 받는

친구들의 안부 인사,

저녁 약속

오랜만에 보는 얼굴

생일이란 하루가 좋은 날이라고 느끼는 이유는

그 뿐이었다.


그리고 그 하루는

부모님 감사인사를 정중히 드리곤 했다.

내가 이렇게나 무탈히 지낼 수 있는 이유니까.


그래서 조금 슬프다.

가족들과 떨어져 보내는 첫 생일.


생일 아침이면 엄마를 꼭 끌어안곤 했는데

아침부터 온 엄마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메세지에

유독 가을같은 하루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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