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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드레아 Mar 13. 2018

[일취월장] 신영준/고영성

[서기 2029년] 


한국이 낳은 신테니스 황제 정현이 12년째 세계 테니스계 정상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시대.
수요일 오후 6시.
보라매공원 지하 실내테니스장 도착.

   오늘은 다들 바빠서 정모에 참가한 회원이 나와 MJ, Aiden 그리고 Dan 뿐이었다. 사람들이 더 많이 오면 좋겠지만, 별 문제는 없다. 인공지능 테니스 로봇 '오메가Back'을 몇 개 대여해서 같이 운동하면 되니까.

 

 Stage 1. 초급

 Stage 2. 초중급

 Stage 3. 중급 (은배조)

 Stage 4. 중상급 (금배조)

 Stage 5. 선수급

               (Option 1/ 현직 선수) : 정현, 알파T, 뉴모 놀트라, 실리코 볼케이, 마이크로 스카픽 등)

               (Option 2/ 은퇴 선수) : 로저 페더러, 니시코리 케이, 노박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마이클 창 등)

 

 2000년대 이후로 인공지능 분야는 빛의 속도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발전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뎠던 스포츠 로봇 분야도 2021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지금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몸동작을 그대로 재현하는 스포츠용 로봇들이 양산되기에 이르렀다. 오늘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저 테니스 로봇들이 바로 그 존재이다.


 <완벽한 공부법>에 이어 고영성 작가와 신영준 박사가 보통사람들에게 내놓은 또 하나의 심장과 뇌를 뒤흔드는 책 <일취월장> 7장 미래편을 읽다가 갑자기 이와 같은 상상을 하게 되었다. 인공지능이 앞으로 얼마나 크게, 얼마나 빨리 성장하게 될지 가늠할 수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테니스 쪽으로는 이런 그림을 그려볼 수 있을까 생각한 것이다.    


인공지능 알파고, 그중에서도 알파고 제로


 혹시 2016년 3월을 기억하는가?  


 벌써 2년이 흘렀으나 이때 정말 엄청난 사건이 있었다. 바로 인간 바둑 황제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전이 있었던 것이다. 당시 알파고에게 내리 3연패를 당한 후, 인간 이세돌은 신의 한 수를 통해 기적적으로 1승을 거머쥐었다. 그 이후 더욱 막강해진 알파고는 세계 최고 랭킹의 바둑 기사 커제에게 세 번의 대국에서 단 1 패도 허용하지 않았다. 커제 9단과의 대국을 마지막으로 알파고는 2017년 5월 27일 바둑계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따라서 이세돌이 알파고로부터 얻은 1승은 인류 역사에서 오래도록 인구에 회자될 듯하다.   


 최근 알게 된 사실은 이세돌과 대국했던 녀석은 ‘알파고 리’라고 명명됐었고, 커제와 겨루었던 녀석은 ‘알파고 제로’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는 것이다. “알파고가 다 같은 인공지능 기계지 뭐~”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알파고 리'와 '알파고 제로'는 격이 다르다. 실제로 알파고 제로는 알파고 리와의 대국에서 100전 100승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 두 녀석은 학습하는 방식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났다. 알파고 리는 한 마디로 인간이 알려 준 답을 가지고 학습했다. 이세돌과의 대국을 위해 알파고 리는 16만 건의 대국 기록을 학습했고 가상 대국을 펼치며 바둑 실력을 키웠다고 한다.

 

 알파고 제로는 차원이 달랐다. 이 녀석은 그렇게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 없었다. 기본적인 규칙만 배운 뒤에 바로 가상 바둑 대결을 펼쳐가며 학습했다. 첫 대국에서는 최하급수인 18급으로 끝났지만 가상 대국을 수없이 이어가며 승률이 높은 수를 엄청난 속도로 찾아나갔다. 그런 식으로 수천만 회에 달하는 가상 대국을 경험한 끝에 완벽에 수렴하는 실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일취월장

  ● 차례

       1장 운
      2장 사고
   3장 선택

      4장 혁신
           5장 전략

        6장 조직
     7장 미래
  8장 성장

● 지은이: 고영성 & 신영준

● 출판사: 로크미디어


 최근 이 두 분 저자들의 저서를 읽고 흡사 알파고 제로의 학습 원리를 깨우친 듯한 느낌에 사로잡혀 있다. 즉, 책 속에서 제대로 공부하는 법 그리고 성장방정식이라는 원리를 배운 내가 앞으로 다가올 시간 속에서 알파고 제로처럼 폭발적으로 무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 말이다.


운과 동행하는 3가지 태도


[운이 지배하는 세계]


 혈압을 낮추는 약으로 활용됐던 '로니텐'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았는데, 그것은 로니텐을 복용한 환자들의 팔과 등 혹은 다리에 털이 새로 자라기 시작했다는 점. 연구원들은 이 부작용을 이용해 '로게인'이라는 탈모치료제를 만들었다. 더 유명한 것도 있다. '비아그라'는 원래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는데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데서 묘한 효과를 발휘했다. 지금 이 약을 협심증 치료제로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이젠 너무도 기본적인 가전제품이 되어 버린 전자레인지도 마찬가지 산물이다. 자전관 실험을 하던 퍼스 스펜서가 실험 중 주머니 속의 초콜릿이 완전히 녹아버리면서 우연히 탄생한 물건이다.


 이런 히트 상품에서 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이 유명 인사가 되거나, 어떤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솟게 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우연함과 운은 적지 않은 아니, 어쩌면 성공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을지 모른다.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거부감을 일으키는 말들도 실은 타고난 운이 달랐음을 표현하는 비유다. 대기업 혹은 글로벌 기업들이 지금의 위상을 가질 수 있게 된 데에는 그 시대에 우연히 잘 맞는 아이템과 분야를 선택한 것이 결정적일 수도 있고, 정치 실세의 후원을 등에 업은 영향이 컸을 수도 있는 것이다. 어쩌면 어떤 위대하고 특별한 소수의 인재가 다른 회사가 아닌 그 회사에 들어온 이유가 컸을지 모른다.


 오해는 말자. 이렇다고 해도 운이 전부라는 의미는 아니니까. 저자는 우리가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나아갈 때 우리가 예측할 수 없고, 통제 불가능한 이런 요소들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함을 지적한 것이다. 그리고 운과 우연함의 존재를 겸허히 수용하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어드바이스를 해 주고 있다. 바로 '운과 동행하는 태도'이다.


 1) 불확실성 수용력을 갖추라

 - 인간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그것의 존재를 대충 알고는 있지만 일을 할 때는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나가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종종 엉뚱한 분석, 이상한 해결책, 어리석은 예측으로 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통제가 비교적 잘 되는 실험에서도 불확실성이 존재하는데 하물며 비즈니스의 세계는 어떻겠는가. 그냥 찜찜해도 세상 이치가 다 확실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가야만 말도 안 되는 선택을 하거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일을 그르치지 않을 수 있다.

 2) 운의 영향력을 측정하라

 - 결국 성공이란 운과 실력의 조합이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각각의 분야마다 다르다. 예를 들면, 글쓰기 영역에서는 운의 영향력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러나 직장에서 좋은 상사를 만나거나 신제품을 출시하고 시장에서 히트를 칠지 말지는 운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을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전문성이 그에 합당한 결과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는지 아닌지를 보면 된다. 의사, 프로 운동선수, 회계사의 영역에서 아마추어가 프로를 능가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주식투자, 마케팅, 창업에서는 상대적으로 신출내기가 전문가나 소위 베테랑을 이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3) 최악을 대비하는 습관을 기르라

 - '블랙스완'이라는 말이 있다. 즉, 검은 백조를 말한다. 서양인들이 호주 대륙을 발견하기 전까지 백조의 빛깔이 희다는 사실에 어떤 의심도 품지 않았다. 수천 년 동안 말이다. 그러나 그런 믿음을 무너뜨리는 데에는 단 한 마리의 검은 백조로 충분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발생 가능한 지진의 강도가 결코 8.5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과 그에 대한 맹신으로 빚어진 비극이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사태가 일어나기 전 '일본 활성 단층 연구센터'의 소장인 오카무라 유키노부 씨가 도쿄 전력을 찾아가 869년에 후쿠시마 해안 근처에서 엄청난 지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는 것이다. 이어서 다른 과학자들도 8.5보다 큰 지진이 곧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음을 피력했다고 한다.

  

서던뉴햄프셔 대학 (SNHU)의 혁신


 2장 사고(思考) 편에 나오는 인상적인 사례다. 2012년 비즈니스 매거진 <패스트 컴퍼니>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조직들 중 하나로 링크드 인이나 스타벅스를 제친 곳이 있었다. 일반 회사도 아니었다. 그것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무명의 이류 대학에 지나지 않았던 '서던뉴햄프셔 대학교'였다.


 폴 르블랑 총장이 취임하던 2003년 당시 학교는 학생수도 적었고 재정난으로 5년 안에 폐교를 하거나 다른 대학과 합병을 해야 한다는 예측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2016년의 성적표를 보면 대학교의 매출이 무려 5억 3,500백만 달러(한화 약 6천억 원)에 달했고, 지난 6년간 연평균 35퍼센트라는 경이적인 매출 성장을 이루어 냈다. 글로벌 기업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개 대학교의 재무 성적표다.


 르블랑 총장은 참모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과연 누가 대학에 오고 싶어 하는가?"

 철저히 수요자 중심, 고객 중심의 입장에서 대학을 바라보는 시각을 견지했다. 그러자 고등학교 졸업자들 말고도 대상이 충분히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일반 성인들 가운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대학을 제대로 다니지 못했거나 높은 학위에 대한 필요성가 열망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르블랑 총장은 이러한 사람들을 SNHU에 입학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만들기 위해 '특별 혁신 조직'을 발족시킨다. 이 조직은 중앙 조직과 완전히 분리되고 일을 추진함에 있어 완전하 자율권이 보장된 혁신 조직이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온라인 대학 프로그램'이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꽤 많은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프로그램이 서던뉴햄프셔대학라고 해서 도대체 어떤 특별함이 있었을까?

 

1. 입학 문의에 대해 담당자가 10분 이내로 직접 전화를 거는 방식  
- 일과 육아에 지친 성인들이 그나마 열의를 가지고 문의를 하면 대부분의 학교는 일주일 정도 후에 문자나 이메일로 기계적인 답변을 한다. 고등학생이라면 모를까 생활에 쫓기는 일반인들에게 이런 건조하고 느린 피드백은 진학하고자 하는 의욕을 반감시킨다. 따라서 SNHU는 문의에 대해 담당자가 10분 이내로 전화를 직접 해서 친절하게 도움을 주는 획기적인 서비스를 기획했다.  

2. 학생 모두에게 지도교수를 붙여 피드백과 함께 학업 완수 지원  
- 일반 성인들은 일과 육아 등으로 인해 설사 대학에 등록한 후에도 졸업/수료/자격증 획득까지 가기도 전에 중도하차하는 경우가 많다. SNHU에서는 그래서 학생들이 끝까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의 학생에게 지도교수를 매칭시켜 주고 학생에게 지속적인 피드백을 해 주었다. 지도교수가 심지어 학생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학업 진척 상태와 앞으로의 학습 전략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 주는 것이다. 엄청나지 않은가?

3. 과감한 재정적 지원  

4. 감동 서비스
  (여기서 나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  여러 가지 사정으로 바빠서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졸업증서를 택배로 보내는 것이 아닌, 대형버스가 돌아다니면서 액자에 넣은 졸업증서를 직접 전해 준다고 한다.


 SNHU(서던뉴햄프셔 대학교)의 온라인 평생교육대학은 현재 1,20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7만 5,000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나도 SNHU의 온라인 대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나에게 필요한 전공을 찾아 공부를 해 보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느꼈다. 아마도 이 7만 5,000명의 학생들도 SNHU가 전해 주는 그 뜨겁고 뭉클한 무언가에 매료되지 않았을까.   


우리도 할 수 있을까?
글로벌 교육 서비스 기업의 혁신


 원자재 트레이딩을 하던 내가 현재 글로벌 교육 서비스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본사는 우리나라에 있지만 약 20개국에서 현지 아이들에게 영어와 수학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유의 자기주도학습 센터 시스템을 운영하며 아이들이 교사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원리를 체득하게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학생들을 이끌어 왔는데, 해외로 진출하면서 각 나라별로 여러 가지 이슈들이 생기며 어려움을 겪을 때도 많다.


 서던뉴햄프셔 대학의 혁신 사례를 보며 우리 회사의 해외 사업에 문제가 없을까 생각했다. 과연 우리는 얼마나 고객 중심의 사고를 하고 있는 걸까? 우리의 고객은 공부를 하는 학생, 학부모 그리고 우리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가맹사업자가 있다. 이는 기업의 외부 고객이라 할 수 있다. 그럼 내부 고객도 존재하는가? 외부 고객이 기업과 계약 관계에 있는 존재라면, 내부 고객은 기업 안에 있다. 우리의 해외 사업을 기준으로 하자면, 해외 법인이 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해외 법인에서 일하고 있는 법인의 직원들, 이를테면 법인의 트레이너, 재무담당, 리크루트담당, 법인장 및 기타 주재원 등이다. 더 나아가 해외 사업의 주체가 되는 본사의 조직에 속한 직원들 역시 내부 고객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업이 교육과 관련된 일이라 그런지 모르지만,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우리 조직은 언제나 해외 법인과 해외 프랜차이즈 사업자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고 이끌어 가야만 한다고 느끼는 것 같다. 또한 우리의 교육 서비스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에게도 우리가 아는 무언가를 계속 알리고 가르치고 리드하려는 강박관념이 큰 것처럼 느껴진다.


 거의 망하기 직전까지 갔던 SNHU가 어떻게 눈부신 혁신과 성장을 이루어냈는지 그 핵심적 반성과 성찰을 우리도 거쳐야 한다는 생각을 무겁게 하고 있는 중이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외부 고객과 내부 고객들의 목소리와 반응에 대해 보다 열린 마음으로 귀를 기울여야만 우리는 제대로 된 길로 접어들 수 있다. 상대를 변화시키고자 무단히도 애쓰는 우리는 과연 우리 자신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반성적 사고를 해야만 한다.


 아마존닷컴의 CEO인 제프 베조스의 회의실에는 항상 빈 의자 하나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고객의 자리다. 언제나 고객을 중심으로 한 사고를 잃지 않기 위해서다. 우리 회사도 회의실에 외부 고객과 내부 고객을 상징하는 의자 하나씩을 두면 어떨까 싶다.


과학적인 진로 선택 5단계


 의대나 음대 혹은 미대와 같이 진로가 비교적 구체적으로 좁혀지는 전공이 있다. 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첫 직장에서 사회의 첫발을 떼곤 한다. 사실 어디가 좋은지, 무엇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인지, 어떻게 선택해야 기나긴 미래의 여정을 위해 현명한지 잘 모른다. 대부분의 청년들이 그리고 많은 직장인들조차.


 3장 선택 편에서 나오는 하기 다섯 가지 조언이 진로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좋은 기준을 제시할 거라 생각한다. 이 내용은 진로 코칭 단데 '8만 시간'의 창립자 윌리엄 맥어스킬이 수년간 젊은이들의 진로를 도우면서 겪은 실전 경험과 의사결정 관련 사회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도출한 툴이다.


 1) 열정을 따르지 마라

  - 진로를 선택할 때 절대 현혹되지 말아야 할 단어가 바로 '열정'이라고 한다. 캐나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열정을 쏟는 분야가 있는가 하는 질문에 90퍼센트가 스포츠, 음악, 예술 분야로 답했다. 그런데 캐나다에서 이 세 가지 분야의 일자리는 전체의 3퍼센트에 불과하다는 사실.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묻는다 해도 열정을 쏟을 만큼 미치고 좋아할 분야는 일자리가 극히 한정된 엔터테인먼트, 게임, 스포츠, 예술일 가능성이 크다.

 비록 처음부터 열정이 느껴지는 분야가 아닐지라도 냉정한 분석과 판단으로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찾을 수 있다면 거기에 승부를 걸고 공부하고 일하면서 충분히 열정을 지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선택의 폭을 넓히라

  - 너무 많은 사람들이 정말 좁은 시각으로 자신의 진로를 한정시켜 바라본다. 내가 잘 알고 좋아하던 분야가 다가 아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직업이 존재하고, 생각보다 많은 나라에서 우리의 능력을 필요로 한다. 귀찮게 생각하지 말고 소중한 나의 미래를 위해 시간과 정성을 들이자. 아직 젊은 그대여, 대안은 많을수록 좋다.

 3) 투 트랙으로 검증하라

  - 선택할 후보들이 정해졌으면 다음은 검증이다. 먼저 책이나 인터넷 정보 검색을 통해 찬찬히 선택안에 대해 알아보자. 그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보는 일은 매우 유의미하고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더 좋은 것은 정식으로 취직하기 전에 관심 있는 분야에서 파트타임이나 인턴 혹은 자원봉사 등의 방법으로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분야의 인맥도 쌓을 수 있고 결정적인 조언이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4) 직무만족도를 예측하라

  - 업무에 대한 나의 주도권은 얼마나 될까?/ 내 일이 얼마나 업무의 완결성에 기여하는가?/ 다양한 역량과 재능이 필요한 일인가?/ 평가는 공정하게 받을 수 있는가?/ 복지(근무시간/ 휴가제도 등), 연봉 조건은 어떤가?

 5) 첫 직장을 새롭게 바라보라

  - 첫 직장은 진로 선택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이제 평생직장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 첫 직장에서 얻을 수 있는 경력 자본은 무엇인가? 역량/ 기술/ 인맥/ 자격/ 경험 등등

  - 그 직장에서 다른 곳으로 이직이 용이한 분야인가? 너무 한정적이라 대안을 찾기가 어려운 직장은 아닌지, 그 직장이 아니더라도 다른 데서 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혁신을 위한 다양성의 힘


 미네소타대의 생물학자 데이비드 틸먼이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식물군락의 생산성은 거기에 얼마나 다양한 종의 식물이 서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여기서 생산성은 토양의 비옥도로 측정될 수 있는데 서식하는 식물 종의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 때마다 생산성이 10~20퍼센트 감소하며, 한 종의 식물만 서식하는 구획은 24~32종이 서식하는 구획에 비해 평균적으로 생산성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자연에만 해당하는 원리가 아니다. 2차 세계대전 동안 나치는 유대인을 학살했는데 그 당시 순혈주의에 사로잡힌 학과일수록 연구 실적은 더 형편없이 나왔다는 것이다. 게르만과 유대인이 섞여 발전하던 독일 과학은 불구가 되었고 독일에서 쫓겨난 유대인 과학자들은 미국과 영국 등에서 과학 혁신의 주역이 되었다.


 그래서 저자는 혁신을 위해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하지만 다양성에 더하여 혁신의 결실을 위해 더 중요한 점은 그러한 다양성의 주체들이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혁신의 공간]


 책에 MIT 캠퍼스 내에 '빌딩20'이라는 건물이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여기 건물들은 겉으로 볼 때 무질서하게 늘어져 있고 방 번호도 일관성이 없다고 한다. E동이 A동과 D동 사이에 있다든지 226번 연구실이 2층이 아니고 3층에 있는 식이다. 그래서 이곳의 연구원들은 곧잘 길을 잃고 헤맨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종종 다른 학과 전문가들과 우연한 만남을 자주 갖게 되었다고 한다.


 빌딩20에서 9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다. 레이더, 입자가속기, 최초의 아케이드 방식 비디오게임, 음파를 흡수하는 무반향실 등이 모두 이 건물에 기원을 두고 있다. 빌딩20 안에는 수많은 다양하고 신기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음향, 유도미사일 프로그램, 태양열 자동차, 접착제, 얼음, 플라스틱 등 빌딩20은 말 그대로 다양성의 집합체이자 다양성의 집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빌딩20의 무질서하고 독특한 구조로 인해 이러한 다양성이 서로 연결되고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속출하며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점들을 미루어 생각할 때 우리나라도 이민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세계의 온갖 인종과 민족이 한데 어울려 살고 있는 미국을 보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많은 나라들을 제치고 짧은 시간 안에 산업화와 근대화를 이루고 결국 세계의 리더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 마찬가지로 순혈주의를 사양하고 외부의 많은 새로운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이었던 프랑스와 호주도 그 다양성과 서로 간의 연결로 그 어떤 나라들보다 진취적이고 혁신적인 사회를 이루며 앞서 오고 있는 게 아닐까.


(경영전략) 린 스타트업과 애자일


[실리콘밸리의 전통적 제품 개발 프로세스 VS 린 스타트업(애자일)]


 린 스타트업이 새로운 경영 전략으로 환영받기 전에 실리콘밸리에서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밟았다고 한다. 즉, 1)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도출, 2) 제품 개발과 출시를 위한 정확한 스케줄 짜기, 3) 필요한 예산 마련, 4) 제품 개발과 같은 과정이다. 그리고 완성될 때까지 이 모든 과정을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어려운 과정을 거쳐 완성된 제품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 소비자들에게 선택받는 경우는 소수이고 제품 개발에 모든 것을 걸었던 스타트업 회사는 사라지기 일쑤였다.


 그래서 린 스타트업이라는 방식이 나왔다. 멋지고 독특하며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오면 조금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재빨리 시제품을 출시하는 것이다. 빨리 고객들의 반응을 파악하고 분석해서 제품을 개선한다. 이런 이련의 시행착오를 거쳐 시장에 더 먹히는 제품, 완성도를 높인 제품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미케팅 전략을 수립해 판매에 나서는 경영 전략이다. 요즘에는 이런 식의 개발 방식을 '애자일(Agile)'이라고 부른다. 우리에게 이미 친숙해진 카카오프렌즈도 애자일 전략을 썼다고 한다. 이모티콘으로 먼저 도입되었고, 나중에 인형 1,000개를 제작해 선물하기라는 커머스 채널을 시험적으로 운영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이어 머그컵, 수첩 등도 소량으로 출시해 소비자의 반응을 살폈다. 올인하는 전략을 쓰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시행착오를 거치며 수정하고 시도하는 전략으로 결국 카카오프렌즈는 캐릭터 사업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내가 몸담고 있는 교육 서비스 회사도 시장에 무언가 새로운 것을 도입하려고 할 때 종종 '파일럿 프로그램'을 돌려 본다. 국내에서 이미 효과를 보았던 상품 혹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새롭게 도입하고자 하는 시스템을 완성 후 바로 현장에서 쓰는 것이 아니라 테스트 군을 통해 작게 실험 운영을 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완성도를 높인 후에도 전체 해외 법인에 뿌리는 것이 아니고, 일정 조직에서 먼저 도입해서 현장 직원들과 소비자들의 반응을 면밀히 살피고 실전에서의 구멍을 찾는다. 어떤 제품이나 시스템은 작은 보완 과정만을 거치고 본 시장에 진출시킬 수 있으나, 어떤 경우에는 이 파일럿 과정에서 심각한 결함을 발견해 계획을 전면 수정할 수도 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터라 타격이 적지 않겠지만, 그런 과정 없이 바로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입해서 감수했어야만 할지 모르는 충격에 비하면 훨씬 안전하고 일종의 에어백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이기적 이타주의자


 개인적으로 매우 신선했고 마음에 깊이 와 닿았던 개념이다. <기브 앤 테이크>의 저자 애덤 그랜트는 인간을 3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1) Taker

  - 자신이 준 것보다 더 많이 받기를 바라는 사람.

     자신이 노력한 것보다 더 큰 이익이 돌아올 경우에만 전략적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다.

 2) Matcher

  - 손해와 이익의 균형을 이루려고 하는 사람.

    대부부의 사람이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3) Giver

  -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주기를 좋아하며, 타인의 관점에서 자신이 상대방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살피는 사람. 흔하지 않은 부류다. 시간, 노력, 지식, 기술, 아이디어, 인간관계를 총동원해 누군가를 돕고자 애쓰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Giver다.

  

 그렇다면 이들 중 누가 가장 사회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을까? 그리고 누가 가장 실패할 확률이 높을까?


 실험에 따르면 이 두 질문의 대답은 둘 다 'Giver'로 나온다. Giver는 피라미드의 꼭대기와 바닥에 모두 존재했던 것이다. Taker와 Matche도 물론 성공을 한다. 그러나 Giver의 성공은 이들과 성격이 좀 다르다. Giver의 성공은 요란하다고 한다. 이들은 한 번 성공의 길에 들어서면 폭발적인 결실을 이루어 낸다. 살아오면서 Giver가 타인에게 베풀었던 공로는 어느 순간 시너지가 생기며 파괴력 있는 성공의 양상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성공은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급격히 전염되기에 이른다.


 Giver들은 무조건 퍼주기만 하고 자신을 돌보지 않을까?


 심리학자들이 캐나다의 권위 있는 봉사상인 '캐나다 봉사상' 수상자들을 연구한 결과가 있다. 학자들은 이 수상자들을 심도 있게 인터뷰해서 이들에게 '자신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이라는 2가지 핵심적 동기들이 얼마나 강하게 나타났는지를 살펴보았다.


 이 성공적인 Giver들은 예상한 바와 같이 역시 타인의 이익이 매우 큰 동기를 부여했다. 이들은 봉사와 기부에 대한 말을 비교집단보다 3배 이상 자주 했으며, 자기 인생의 목표와 타인의 이익을 연결시키는 말도 비교집단보다 2배 이상 많이 했다. 그러나 놀라운 점은 이들이 '자신의 이익'에도 상당한 동기 부여를 받았다는 점. 권력이나 성취와 관련된 목표가 비교집단보다 2배 가까이 높았고, 버킷 리스트를 만들 때에도 명성이나 개인적 성취를 이루는 것과 관련된 내용이 비교집단보다 20% 더 많았다고 한다. 성공적인 Giver들은 '엄청난 야심가'였던 것이다. 그래서 애덤 그랜트는 이들을 '이기적 이타주의자'라고 명명했다.


 이기적 이타주의자. 이 얼마나 멋진 표현인가? 언뜻 모순으로 느껴질 법하지만, 이기심과 이타심은 문자적 의미처럼 반드시 양립할 수 없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기심과 이타심은 서로 독립적이다. 인간이기에 이기적이며, 동시에 인간이기에 이타적인 것이다. 성공한 Giver들은 그들 본성에 따라 강한 동기 부여가 되는 이타심과 지극히 자연스러운 이기심을 자신 안에서 놀라운 방식으로 융합할 줄 안다.


 20대 때 처음으로 이메일을 사용하게 되면서 메일 끝에 '서명'처럼 붙인 문구가 있다.

 '언제나 따뜻한 세상을 꿈꾸며...'

  그랬다. 세상이 따뜻한 곳이기를 바랐다. 나도 행복하고 너도 행복하고 우리 모두가 행복하기를 꿈꾸었다. 왜냐하면 나 혼자만의 행복, 우리 가족만의 행복이란 인간으로서 살아갈 때 결코 성립할 수 없는 상태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 알게 되었다. 받을 때보다 줄 때가 더 뿌듯하고 행복하다는 것을. 그러면서도 생활인으로 하루하루를 허겁지겁 살아내야 하기 때문에 쉽게 그 진리를 잊은 채 지내곤 한다. 하지만 문득 여유가 생기고 정신이 제대로 돌아올 때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내가 불행하게 지내고 싶지 않은 만큼, 네가 불행한 걸 보고 싶지 않고, 내 주변의 누군가가 또한 세상의 그 누군가가 비참하게 내버려지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음을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나의 행복을 간절히 추구하면서도 함께 하는 타인의 행복까지도 도울 수 있는 인간, 어쩌면 가장 이상주의적인 인간, 바로 '이기적 이타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559쪽의 두툼한 책을 이제 덮는다. 나는 더 강력한 철학을 소유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나는 내적으로 외적으로 더 깊고 넓고 크게 성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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