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드레아 Mar 24. 2016

자, 이제 우리 다시 시작이다.

노래는 나의 친구, 에너지, 희망, 위로, 감동...

 퇴근길 운전을 하며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바이브레이션을 넣지 않고 생목으로만 초등학교 때 즐겨 부르던 '노을'을 불러 보았다. 복식 호흡으로 부르는 뱃소리와 전혀 다른 소리가 나온다. 같은 내 목소리인데도.


 바~람이 머~물다가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


 그러다가 성가대에서 즐겨 부르던 생활성가나 복음성가를 흥얼거린다.


 나는 노래가 너무 좋다. 인간에게 노래라는 선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혼자서 부르든 청중 앞에서 부르든 여럿이서 같이 즐기며 부르든 다 좋다.


 지인들에게 심심치 않게 이야기하는 내 꿈 중 하나는 언젠가 부양의 의무를 벗어나게 된다면 성악 혹은 뮤지컬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떠나는 것이다.


 노래를 업으로 삼아 살아가시는 분들. 대단히 존경스럽고 퍽이나 부럽다. 물론 그 얼마나 큰 희생을 치르고 그 자리에 서 있게 되신 건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지만, 모르긴 해도 어렵고 힘든 길임에 틀림없을 거라고 겸허히 짐작만 할 뿐.


  어느덧 가스펠에서 내 노래는 민중가요로 넘어간다.


   자 이제 우리 다시 시작이다

   너무도 길었던 침묵을 열어


   보아라 뒤로 남겨진 역사

   그 길 그 위에 다시 섰다


   변화의 작은 발걸음을 모아

   우리 민중의 힘찬 함성들과 함께


   동지여 저기 저 하늘 가득

   투쟁의 노래를


   절망만큼의 성숙

   그 깊이만큼의 희망


   이제 비로소 꿈과 현실이 부딪혀 굵은 눈물로

 

   더 이상 기다릴 것은 없어

   우린 스스로 강해져야 할 뿐


   자 이제 주저하지 말고

   다시 힘찬 발걸음!!


YouTube에서 '다시 힘찬 발걸음' 보기 -  https://youtu.be/y_i9HDzgEhk


 중년에 들어선 이후 사람들의 삶에서 고단함을 더 보게 된다.  행복함을 느끼기 위한 기준도 낮아져서 좋긴 한데 인생의 고달픔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된다. 나 자신의 인생뿐 아니라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분들의 삶, 특히 그 가운데 놓여 있는 슬픔과 괴로움에 대해 더 마음이 가고 애달프고 그렇다.


  대학 친구 하나가 오늘 중요한 수술을 치렀다. 담담하고자 애쓰나 그도 사람인지라 두렵고 무서운 감정이 든다고 했다. 수술 하루 전 입원한 그와 간밤에 전화 통화를 했다. 차분히 목소리나 듣고 힘이나 실어 주고 싶었는데 전화기로 이야기하면서 대화가 한 순간이라도 끊기는 것이 내 스스로 못 견디겠던지 평소보다 말이 많아졌다. 마치 말하다 멈추면 다리 밑으로 떨어지기라도 할 것처럼 말을 잇고 또 이었다.


  친구가 조금이나마 힘을 얻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사랑한다. 친구야. 빨리 회복해서 우리 함께 다시 기쁘게 살아가자.


  자, 이제 우리 다시 시작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베란다 물청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