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나의 친구, 에너지, 희망, 위로, 감동...
퇴근길 운전을 하며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바이브레이션을 넣지 않고 생목으로만 초등학교 때 즐겨 부르던 '노을'을 불러 보았다. 복식 호흡으로 부르는 뱃소리와 전혀 다른 소리가 나온다. 같은 내 목소리인데도.
바~람이 머~물다가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
그러다가 성가대에서 즐겨 부르던 생활성가나 복음성가를 흥얼거린다.
나는 노래가 너무 좋다. 인간에게 노래라는 선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혼자서 부르든 청중 앞에서 부르든 여럿이서 같이 즐기며 부르든 다 좋다.
지인들에게 심심치 않게 이야기하는 내 꿈 중 하나는 언젠가 부양의 의무를 벗어나게 된다면 성악 혹은 뮤지컬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떠나는 것이다.
노래를 업으로 삼아 살아가시는 분들. 대단히 존경스럽고 퍽이나 부럽다. 물론 그 얼마나 큰 희생을 치르고 그 자리에 서 있게 되신 건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지만, 모르긴 해도 어렵고 힘든 길임에 틀림없을 거라고 겸허히 짐작만 할 뿐.
어느덧 가스펠에서 내 노래는 민중가요로 넘어간다.
자 이제 우리 다시 시작이다
너무도 길었던 침묵을 열어
보아라 뒤로 남겨진 역사
그 길 그 위에 다시 섰다
변화의 작은 발걸음을 모아
우리 민중의 힘찬 함성들과 함께
동지여 저기 저 하늘 가득
투쟁의 노래를
절망만큼의 성숙
그 깊이만큼의 희망
이제 비로소 꿈과 현실이 부딪혀 굵은 눈물로
더 이상 기다릴 것은 없어
우린 스스로 강해져야 할 뿐
자 이제 주저하지 말고
다시 힘찬 발걸음!!
YouTube에서 '다시 힘찬 발걸음' 보기 - https://youtu.be/y_i9HDzgEhk
중년에 들어선 이후 사람들의 삶에서 고단함을 더 보게 된다. 행복함을 느끼기 위한 기준도 낮아져서 좋긴 한데 인생의 고달픔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된다. 나 자신의 인생뿐 아니라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분들의 삶, 특히 그 가운데 놓여 있는 슬픔과 괴로움에 대해 더 마음이 가고 애달프고 그렇다.
대학 친구 하나가 오늘 중요한 수술을 치렀다. 담담하고자 애쓰나 그도 사람인지라 두렵고 무서운 감정이 든다고 했다. 수술 하루 전 입원한 그와 간밤에 전화 통화를 했다. 차분히 목소리나 듣고 힘이나 실어 주고 싶었는데 전화기로 이야기하면서 대화가 한 순간이라도 끊기는 것이 내 스스로 못 견디겠던지 평소보다 말이 많아졌다. 마치 말하다 멈추면 다리 밑으로 떨어지기라도 할 것처럼 말을 잇고 또 이었다.
친구가 조금이나마 힘을 얻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사랑한다. 친구야. 빨리 회복해서 우리 함께 다시 기쁘게 살아가자.
자, 이제 우리 다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