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돌산입니다.

스톤 마운틴, 그리고 다름의 특별함에 대하여

by Jane

내가 사는 조지아는 미국 50개 주 중 24번째로 큰 주다. 조지아의 주도는 애틀랜타로, 미국 내에서 9번째로 규모가 큰 도시라고 한다. 이 9번째로 큰 도시 애틀랜타에는 몇 가지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데, 월드 오브 코카콜라(코카콜라 박물관), 조지아 아쿠아리움, CNN 센터 등과 더불어 스톤 마운틴이 그중 하나다.


스톤 마운틴은 말 그대로 '돌산'이다.

거대한 화강암이 우뚝 서있는 이 돌산은 어이없게도(?) 꽤나 가볼 만한 곳이다.


몇 주전 주말, 친구 부부와 함께 오랜만에 스톤 마운틴에 다녀왔다.


입구에 들어가면 입장료는 따로 없지만 주차비를 내는데, 차 한 대당 $20불이다.

물론 파크 안에서 다른 활동이나 체험을 하려면 그에 따른 추가 비용이 있다.


몇 해 전 스톤마운틴을 방문했을 때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었다. 정상까지 가는 Sky Ride라는 케이블카는 당시에 운행하지 않고 있어서 다음에 방문하게 되면 꼭 타봐야겠다고 다짐했던 터라 이번에는 케이블카를 타겠다고 벼르고 갔다. 하지만 이번에도 나에게 운은 따르지 않았다. 다짐이 무색하게도 아직 케이블카 시즌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빈 케이블카만 멀리서 바라봐야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인가 보다.


그래도 다행히 날씨가 좋은 주말이어서 그런지 돌산(?)을 오르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하이킹의 시작은 나무도 많이 없고, 정말 돌로만 이루어진 길을 따라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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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렇게 돌로만 되어있을까 신기하면서도 도대체 볼 것도 하나 없는 돌산을 왜 올라가는 거야 싶은 마음이 살짝 들려고 할 때 즈음 옆을 돌아보면 걸리는 것 하나 없이 펼쳐진 조지아의 너른 풍경이 보인다. 눈이 상쾌해지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이 지점 정도 오면 한 1/3 정도 올라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조금 더 올라가다 보면 경사가 가팔라지기 시작하지만 걱정할 건 없다. 잘 올라갈 수 있도록 잡고 올라갈만한 툴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가파른 코스를 열심히 지나면 정상에 도착한다.

스톤 마운틴의 하이킹 코스는 대락 30분에서 40분 정도로 그리 길지 않아서 금방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정상에 도착하면 눈에 담기는 풍경은 정말 가관이다.

저 멀리 애틀란타 중심지의 스카이 라인이 한눈에 담긴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정상에서의 시간을 즐긴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물론, 누워서 잠시 눈을 감고 바람을 느끼거나, 샌드위치나 도시락을 싸 온 사람들은 풍경과 함께 간단한 식사를 하기도 하고, 기타를 메고 올라온 사람은 정상에서 버스킹을 하기도 한다.


나도 친구들과 자리를 잡고 앉아 바람을 느끼며 한참 동안 풍경을 바라봤다.


똑같은 곳에 있어도 각자가 하는 경험은 모두 다르다.

스톤마운틴에서 누군가는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고, 누군가는 맛있는 도시락을 먹고, 또 누군가는 멋진 스테이지에서 공연하듯이 말이다. 같은 시간과 장소에 있지만 누군가는 인생에서 잊지 못할 경험을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최악의 경험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저마다 순간순간 허락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경험하고 생각한다. 그 경험과 생각은 굉장히 주관적이어서 같은 공간과 시간을 누렸다 할지라도 저마다 다른 감상을 내놓는다. 나는 이게 '서로 다름'이 주는 재미인 것 같다.


나는 자주 '지극히 평범한 삶'이 존재하며, 그런 인생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 왔고, 남들과 다르다는 건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안정적인 직장을 내려놓고 미국에 공부하는 남편을 따라왔을 때 나는 불안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나는 더 불안해졌고, 그래서 슬프고 불행했던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삶'이라는 건 세상에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불안을 느끼고, 다른 이유로 슬픔을 느끼며, 다른 이유로 행복과 기쁨을 느낀다. 그래서 모두의 인생은 저마다의 이유로 특별하다. 우리는 인생의 파도 앞에 파도 타는 연습을 해나가는 과정 중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는 예전처럼 불안하지 않고, 예전처럼 불안하다는 이유로 슬프거나 불행을 느끼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은 거짓말이겠지만, 흔들림 속에서 고요함을 찾으며, 흔들림의 이유와 아름다움을 찾아보려고 노력한다. 지금의 나는 남들과 다른,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가 내 삶을 풍성하게 만들며, 가르침을 주기도 하고, 그 나름의 이유로 특별하고 필요하다고 믿는다.


조지아의 이 돌산, 스톤 마운틴도 그렇다. 보통 산이라고 생각하면 나무 숲이 울창한 그런 곳을 생각하게 되기 마련인데, 이 산은 돌로 이루어져 있다. 남들과는 다른 이 특징이 이곳을 애틀랜타의 명소로 만들었다. 내 인생에도 나를 돌에 걸려 넘어지듯 만드는 순간들이, 경험들이 있다. 하지만 나를 힘들게 했던 그 돌부리가 내 인생이라는 이야기 속에서 명장면의 일부 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 경험들이 나를 나답게, 그리고 더 멋지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세상을 조금 더 확장된 넓이로 보고 느끼고 생각하게 되겠지.


아참참!! 내려갈 때는 항상 무릎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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