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평생직업으로 여겨지던 기술이나 산업분야도 AI와 신기술로 인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것만이 살길이다. 쉼없는 재교육이 필수이다.
예를 들어 내가 예전에는 매일같이 사용하던 포토샵을 이제는 거의 손도 안 댄다. 대학생때 배웠던 플래시는 이제 더 이상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대학에서 공부한 것으로 평생을 먹고 사는 시대였지만 이제는 더이상 그런 시대가 아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기존 기술도 빠르게 업데이트 되고 있다.
나는 웹/앱 디자이너다. UXUI디자이너라고도 하고 혹자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라고도 부른다. 대학생 때 포토샵을 배웠고 그 기술을 오랫동안 써먹었다. 그리고 꽤 오랫동안 웹디자인만 했다.
그런데 갑자기 스마트폰이 나오더니 모바일 앱이라는 시장이 새로 탄생했고 정신차려보니 나는 언젠부터인가 모바일 앱 디자인 작업을 더 많이 하는 디자이너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평생을 쓸 줄 알았던 포토샵은 이제는 거의 안 쓴다. 대신 피그마를 쓴다. 피그마 또한 자체 업데이트가 굉장히 빨라서 배움을 멈출 수가 없다. 거기다가 프레이머라는 툴도 나오고 커서 ai, v0같은 툴도 나와서 그것도 한번씩 써보는 중이다.
공부 욕심에 대학원까지 가서 UXUI 공부를 했다. 그런데 교수님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대학원 커리큘럼은 내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학교에서는 피그마를 가르치지 않았다. 나는 그나마 피그마를 잘 쓸 줄 아니까 문제없다치고 다른 학생들은 아마 사비를 들여 따로 공부해야 했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디자인 팀작업 중 가장 기본중에 기본인 '디자인 시스템'에 대한 내용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이 부분은 그냥 내가 혼자 알아서 공부했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들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논문 위주의 커리큘럼이었다. 그리고 빠르게 바뀌는 현재의 기술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듯했다. 새로운 기술들에 대한 인사이트는 얻을 수 없었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거다.
대학원까지 나온 내가 할 얘기는 아닌 것 같지만 암튼 이제는 꼭 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가산점을 줄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오히려 본인의 전공이 아닌데도 관심이 있어서 혼자 이것저것 찾아보며 공부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좀 더 최신 지식과 바로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실무 능력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기업들은 점점 신입보다 경력직 채용에 집중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업계 상황에서 즉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가 더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가 되었다. 신입 교육에 투자할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경력자를 선호하는 추세다. 신입들은 이런 상황에서 학위보다는 실무경험 즉, 인턴십, 프로젝트 경험 등을 쌓는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
어제 이재명 대표와 유발 하라리의 대담이 있었다. (정치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평소 유발 하라리의 팬이다.) 그의 저서 중 '호모데우스'라는 책을 읽고 팬이 되었다. 어제 라이브 방송을 보려고 알람 맞춰놨지만 알람이 왜인지 오질 않아서 라이브를 챙겨 보지는 못했다. 대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생각이 나서 어제의 대담을 찾아 봤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유발 하라리 교수 몇가지 조언들을 해주었다. Trust에 대한 얘기를 해줬다. 하지만 현실적인 솔루션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그나마 현실적인 개인 차원에서의 준비 방법은 무엇이든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 노하우를 터득해나가는 것이다.
독일에는 성인 재교육 시스템이 있다고 한다.
*Umschulung: 기존 직업에서 새로운 직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재교육 과정으로, 실업자나 경력 변경을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보통 정부 기관인 Arbeitsagentur (고용청)이나 Jobcenter를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교육 비용과 생활비 지원도 제공될 수 있다.
또한, Volkshochschule (VHS, 성인 교육 센터)는 일반적인 평생교육과 직업 교육을 제공하는 기관으로, 직업적인 재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한다.
살면서 직업을 몇번 바꿀 수도 있는 세상이 되었다. 앞으로는 한국도 정부차원에서도 이런 성인 재교육을 적극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
나는 학생들에게 UXUI 디자인 교육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나 역시 어떻게 하면 학생분들이 최대한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지 그 방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혹시 나와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인스타그램 DM이나 카톡으로 말 걸어주세요! 같이 얘기 나눠보고 솔루션을 만들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