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만하면 입력 양식에 초기화 버튼 사용하지 말 것!
초기화 버튼이 꼭 필요하다면 실수(사용자가 실수로 잘못 누르는 것) 예방법 마련해 둘 것!
사용자가 잘못 누르게 되면 실수를 돌이킬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인터랙션이란? 상호작용. 쉽게 말하면 서로간의 '소통'.
사람과 사람이 소통할 수도 있고 사람과 동물이. 또는 사람과 컴퓨터 (앱)이 소통할 수도 있음. 이해하기 쉽게 아래부터는 '인터랙션' 대신 '소통'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사람과 앱이 소통할 때는 텍스트로 소통할 수도 있고, 손가락 제스쳐 등등으로 소통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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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앱의 소통 종류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크게 4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 새로운 데이터 생성이 (Create) 목적인 소통
(예) 앱 사용자가 틱톡에 회원 가입할 목적으로 회원가입 버튼 탭하는 것. 틱톡에 새로운 영상 업로드할 목적으로 업로드 버튼 탭하는 것.
■ 데이터 읽기가 (Read) 목적인 소통
(예) 앱 사용자가 틱톡 피드에 올라온 영상들 보려고 위아래로 플릭 (Flick) 하는 행위.
■ 데이터 수정이 (Update) 목적인 소통
(예) 본인의 닉네임 변경. 업로드 한 게시물의 해시 태그 변경 등.
관련 버튼 : 수정 버튼
■ 데이터 삭제가 (Delete) 목적인 소통
(예) 업로드 한 게시물 삭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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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하다가 짜증나는 순간
짜증나는 순간 = 페인포인트라고 한다. (pain point)
사람과 사람, 또는 사람과 동물, 또는 사람과 기계 (앱)이 소통을 하다보면 짜증나는 순간들이 있다. 가족 또는 남친/여친과 지내면서 평생 한 번도 안 싸울 수는 없는 것처럼 앱이랑 소통을 할 때도 짜증나는 순간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모든 짜증을 막을 수는 없지만 큰 짜증을 유발하는 경우는 우선적으로 꼭 예방해야 한다.
1. 의도가 잘못 전달될 경우
짜증을 유발하는 경우 중 하나는 내 의도가 잘못 전달된 경우이다. 위의 두 명 중 오렌지 색상 사람은 가방의 내부가 보고 싶었던 것인데 상대방은 그가 가방을 보고 싶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였다.
앱도 마찬가지다. 사용자는 필터에서 선택한 항목들 중 하나만 삭제하고 싶었던 의도를 가지고 어떤 버튼을 눌렀던 것인데 사실 알고보니 그 버튼은 초기화 버튼이었고, 당연히 앱은 사용자가 초기화를 원하는 구나 하고 필터 데이터를 초기화 해버릴 수도 있다.
2. 아무런 의도 없었는데 상대방은 특정 의도로 받아들임
저녁 11시 밤 늦은 시각에 남친/여친과 대화하다가 우연히 '산책'이라는 단어를 말하게 되었다. 얼마전에 좋은 '산책'로를 발견했다고 얘기하면서. 이에 옆에서 배 깔고 누워서 자고 있던 반려견이 벌떡 일어나 목줄을 물어오더니 신나서 꼬리 흔들면서 밤새 짖고 난리가 났다.
앱과 소통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사용자는 아무런 생각없이 실수로 초기화 버튼을 눌렀을 뿐인데 앱이 기껏 사용자가 고생해서 작성해 높은 긴 양식을 전부 초기화해버릴 수도 있다.
소통 오류 예방법
사람과 사람이 소통할 때 내 의도가 다르게 전달된 경우에는 말로 해결하면 된다. 그런데 사람과 앱이 소통할 때는 내 의도가 잘못전달되어서 앱이 뭔가 프로그램 처리를 했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언어로 바로 원상복구할 수 없다. 따라서 미연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앞서 언급한 4가지 소통 종류 중, 소통 오류가 한 번 생기면 돌이킬 수 없는 종류는 '삭제'와 관련된 소통 오류이다. 다행히 계정삭제같은 버튼을 통해 사람과 앱이 소통하는 경우에는 해당 내용이 워낙 중요하니 '정말 계정을 삭제하시겠습니까? 하고 한 번 더 물어봐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에 비해 입력양식 페이지에 있는 '초기화 버튼'은 그 중요성이 쉽게 간과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뭔가 신청하려고 긴 양식을 다 작성하고는 제출하려고 어떤 버튼을 눌렀는데 그것이 초기화 버튼이어서 기껏 작성한 데이터가 다 날라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고, 손가락이 두꺼워서 실수로 초기화 버튼을 누르게 되는 경우 등, 발생 가능한 소통 오류 경우의 수는 다양하다.
예방법으로는 '정말 삭제하시겠습니까?' 하고 의사를 재차 묻는 팝업창을 띄워준다거나, 초기화 버튼을 작게 텍스트 버튼으로 만들어 구석 어딘가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배치한다던가 등의 방법들이 있다.
- 왠만하면 초기화 버튼 사용하지 말 것. 사용자가 뭔가 긴 양식을 다 기입해야 한다고 할 때 대부분의 경우는 초기화 버튼이 필요없다. 수정을 원한다면 부분부분 수정을 하면 되니까. 웹 브라우져라면 브라우저 자체에 있는 새로고침 버튼을 대신 사용하면 되고. 하지만 초기화 버튼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긴 하다. 예를 들어 한 웹페이지에 채워넣어야 할 양식들이 아주 많이 있다고 치자. 대부분의 필드는 디폴트로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데 그 중 한 부분은 디폴트 상태가 아무런 데이터가 없는 비어있는 상태가 아닌 뭔가 이것저것 입력 또는 선택되어 있는 경우 등 그 외 다른 예외적인 경우들 또한 있을 수 있다.
여튼,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선택의 연속이다. 초기화 버튼을 넣을지 말지 부터 해서 넣는 다면 여기에 배치할지 저기에 배치할지 등. 처음부터 그 모든 고려사항들을 고려해가며 rule을 만들필요는 없다. 머리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선택의 기준이 되는 딱 하나만 머리 속에 넣어두고 나머지 예외적인 경우에 대한 rule은 어딘가에 메모해두는 것이 생각 심플하게 정리하기에 좋다.
- 초기화 버튼이 꼭 필요하다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예방법을 마련해 두자.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사용자가 초기화 버튼을 눌렀을 때 초기화 의사를 재차 묻는 팝업을 띄워준다거나, 일반적 버튼이 아닌 텍스트 버튼으로 만들어 가시성을 좀 줄여준다거나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