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공간, 없는 공간

- 유정수

by 임상영

몇 달 전부터 휴일이면 잠깐이라도 어디로든 집 밖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아기가 있으니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아기도 좋아하고 부모도 편하니 나가야만 합니다.


날씨가 좋으면 야외를 찾지만, 요즘은 날이 추우니 이곳저곳에 있는 복합쇼핑몰에 가서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습니다. 그렇게 다니다 보면 다시 가고 싶은 곳도 있지만 왠지 모르게 답답하고 복잡한 느낌이 들어 그렇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단순히 사람이 많고 적은 이유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는 일은 변호사지만, 나름 도시·부동산 개발 전공으로 공학석사 학위도 받은지라 도시를 어떻게 디자인하고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와 같은 유현준의 책이 도시의 건축물과 그 배치 등에 초점을 맞추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한다면, 유정수의 <있는 공간, 없는 공간>은 건축물 내부의 공간, 주로 상업 점포에 집중해서 ‘어떤 공간이 사람들을 사로잡는지’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rhdrks.JPG [이미지 출처 : 교보문고 캡처]


잘 모르는 분야에 관해서 평소 생각하지 못하던 부분을 일깨워주는 독서는 늘 즐겁고 새로운 자극이 됩니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공간의 배치와 구성에 ‘이런 의도가 있었구나!’ 깨닫기도 하고, 덩그러니 조형물 하나가 놓여 있는 넓은 공간을 보고 ‘여기에 매장을 추가하거나 테이블을 더 넣으면 수익성이 더 좋아지는 거 아닌가’ 생각하던 저 자신이 민망하기도 합니다.


공간의 40%는 유휴공간으로 두어야 한다거나, 인테리어를 할 때 노출콘크리트를 그대로 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노출콘크리트를 그냥 둠으로써 아낀 돈을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은, 휴식이 필요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우리 인생에도 적용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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