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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병현 Sep 24. 2019

디도서 1장 4-5절

9/22 저녁묵상

같은 믿음을 따라 된 나의 참 아들 디도에게 편지하노니 하나님 아버지와 그리스도 예수 우리 구주로 좇아 은혜와 평강이 네게 있을찌어다 내가 너를 그레데에 떨어뜨려 둔 이유는 부족한 일을 바로잡고 나의 명한대로 각 성에 장로들을 세우게 하려 함이니

디도서 1:4‭-‬5 KRV



오늘 저녁묵상은 잠언이 아닙니다. 한 주를 마무리하는 저녁묵상인데, 이왕이면 위로가 되는 말씀이나 새로이 힘을 내어 일어나도록 하실 말씀을 받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임의의 페이지를 펼쳤는데 디도서가 나왔습니다.


디도에 대한 아무런 공부 없이 오늘 말씀을 묵상해 보았습니다. 사도 바울은 디도에 편지를 보내며 "부족한 것을 바로잡고 각 성에 장로를 세우기 위해" 디도를 그레데에 떨어뜨려 놨다고 합니다.


디도의 입장에서는 그레데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게 일종의 시련으로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 그레데가 대체 어디일까요? 굉장한 시골일까요? 하나님의 위대하신 뜻에 쓰임받게 하기 위해 디도를 그레데에 떨어뜨려 두었다는 뜻일텐데요. 그렇다면 디도는 하나님의 도를 지상에서 행하기 위하여 이러한 상황을 감수해야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묵상하고 디도와 그레데에 대해 찾아봤습니다. 디도는 사도 바울의 포교 조수(?)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테고 그레데는 그 유명한 크레타입니다. 디도는 크레타에서 목회를 했답니다.


크레타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섬으로, 크레타의 미노스 왕이 포세이돈을 속여 미노타우로스가 태어나는 재앙을 겪었죠. 미노스 왕은 크노소스 왕궁 지하에 미궁을 짓고 미노타우로스를 가둬 둡니다. 미노타우로스는 훗날 테세우스의 손에 처치당합니다.


크레타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비중이 큰 설화가 전해지는 곳입니다. 즉, 다신교와 일종의 변형된 토테미즘의 성지였다고 볼 수 있죠. 


한 마디로, 크레타는 온갖 우상이 가득한 섬입니다.


이런 곳에서 그리스도의 말씀을 선교하는 디도는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사도 바울은 디도가 크레타섬에서 장로로써 주님을 증언하기를 바랬나봅니다. 오늘 말씀은 그렇습니다.


좀 더 찾아보니 성서비평학에서는 이걸 사도 바울을 사칭한 다른 사람이 썼다고 본다고 합니다만, 거기까지 파고 들어서 굳이 감동을 깨뜨리고 싶지는 않기도 합니다. 오지에서 고독하게 소명을 다하는 디도의 모습만 생각해 보겠습니다.


오늘 목사님 설교말씀 중에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죠. 디도는 타락한 곳에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려 애쓰는 사람입니다. 굉장히 고독했을 것이며, 주변 사람들이 답답하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저도 좀 그렇습니다. 공학도가 관공서에 갇혀 있는 것도 답답합니다. 기술적으로 교류할 사람들이 판교와 역삼에는 우글우글한데 안동에는 정말 없거든요. 제가 노동청 공무원들과 최신 인공지능 기법 이야기를 할 수는 없잖아요? 저는 향상심이 가득한 사람인데. 같은 고민을 교류할 사람이 없으니 고독합니다.


바울이 디도에게 해 준 조언을 제게도 적용해 보고 싶습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각 성에 장로를 세운다.


공익근무가 아니었으면 인공지능 석사가 지방 관청 말단으로 들어갈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영향력을 발휘해 많은 문제를 개선해 오고 있었구요. 대한민국에는 필요한 일이긴 할겁니다. 


제 처지를 비관하기보다는 여기에서 저를 통하여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고, 많은 약한 사람들이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주께서 저를 사용하고 계신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주께서 저를 쓰시겠다면, 기쁜 마음으로 모든 마음을 내어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의를 실천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단속하겠습니다. 잠언의 지혜를 저에게 허락하여 주십시오. 아멘.


기 승 전 잠언이네요. 잠들기까지 시간도 많이 남았는데 잠언이나 더 읽어야겠습니다. 믿고 보는 잠언이니까요.

잠언을 읽지 않았다면 디도서 말씀으로부터 깨달음을 얻을 기회조차 없었을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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