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삶을 살며 흔들거리는 그대에게

<낭만을 잊는 그대에게>를 읽고

by 니디

제 앞에는 파란 바다가 넘실거리고 있습니다.

요 며칠 전 태풍이 다녀간터라 하늘은 더 투명하고 바다는 더 푸릅니다.

가시거리도 너무 좋아 저 멀리 배 한대가 둥둥 떠가는 것을

미간의 찌푸림이 없이도 알아차릴 수 있네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하고 있는

제 표정은 그리 맑지만은 않아요.

무거운 생각들이 가득 찬 머리는 지끈대고

더운 날씨에 땀만 주르륵, 연신 훔쳐대고 있습니다.


이런 날 저는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요.

사실 활자가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이럴 때 제가 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독서 뿐임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오늘은 김성중 저자의 <낭만을 잊은 그대에게>

서평을 준비했습니다.


낭만이라니....!

이곳저곳 출판사에서 몇 권의 책을 선물받아 읽어내려가고 있지만,

오늘 같이 일상의 우울함이 절 덮친 날에

이런 책을 손에 쥐고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위로가 되네요.


현실의 우울을 피해,

활자 속 낭만의 세계로 흠뻑 빠져볼까요.



이 책은 표지부터 첫 페이지 또한 왜 이렇게 색감이 아름다운 것이죠..

물론 책은 글을 읽기 위함이지만, 시각의 자극 속에 사는 저라 그런지

이렇게 예쁜 색감과 디자인을 보면 기분이 정말 좋아집니다.



주로 영국 낭만주의 문학을 가르친다는 영문학전공 교수인 저자 김성중 님은

21세기의 우리들에게도 19세기의 '낭만'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책을 썼다고 하네요.


낭만? 낭만이 무얼까요?

아직 철이 덜든 어른이 감상에 젖어 아직 못다한 꿈을 이룬답시고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쓰는 일?

남녀간에 절절하고 달콤한 사랑?

비싼 호텔에서 여유롭게 즐기는 휴가?

비오는 저녁, 막걸리와 파전을 앞에 두고 술 잔을 기울이는 것?

값비싼 외제차의 왕왕대는 엔진소리?



같은 풍경의 매일이 똑같이 반복되는 우리의 하루 속에서

나름의 낭만을 찾기란, 저자의 말처럼 이제는 너무나도 어렵게만 된 것 같아요.

가끔은 뭣도 모르는 철부지가 되고 싶은 욕구가 크지만

그것 또한 남의 눈치, 내 스스로 눈치를 보느라 마음껏 욕구 분출도 쉽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점점 머릿 속에는 잡념이 쌓여 두통이 내내 가시질 않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내 눈치를 봐야한다는 현실이 슬프네요.



요즘 '반캉스'라는 말을 하죠.

반캉스, 그것도 나름의 큰 용기가 필요한 일 같아요.

빠르게 돌아가는 쳇바퀴를 갑자기 급제동 하려면

바퀴가 돌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보다 더 큰 크기의 에너지가 필요하니까요.

솔직히 이미 속도가 붙은 바퀴를 내버려두는 편이 더 편하긴하죠.


어느 새 나에게서 멀어져 버린 나의 이상. 그리고 꿈.

물가도 점점 오르고 살기도 더더 퍽퍽해지는 요즘의 인생들.


우리는 어디에서 낭만을 찾으면 좋을까요?



<낭만을 잊은 그대에게>의 저자는 우리에게 19세기 영국의 낭만주의를 되돌아보며

'낭만은 멀리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쉽게 말해 저자가 이 책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 것처럼

낭만주의 시대에 씌여진 문학작품이나 시, 인물들을 통해 당시 그들의 낭만이 무엇인지 살펴봄으로써

그런 낭만들을 현대의 우리도 '꼭 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죠.


책에 실린 아름다운 시와 그 시를 이루고 있는 구절구절을 읽다보면

방금 전까지 나를 짓누르던 잡념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진 것을 느낍니다.

물론 이 홀가분함은 잠시동안이겠죠.

하지만 전 그 틈을 타 낭만을 느끼며 날숨을 한 번 내쉬어 봅니다.

이런 것도 낭만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다음 구절은 내가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 이라는 시의 한 구절입니다.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의 작품입니다.

태양이나 촛불처럼 매일의 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것 만큼,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장 눈 앞에 놓인 여러가지 할 일들과 의무들.

그것들에 치여 이미 지칠대로 지쳐버린 모든 그대들에게 추천할게요.

<낭만을 잊은 그대에게>


그리고

지금 저처럼 타자를 두드릴 최소한의 힘만으로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당신,

오늘도 잘 버텨요. 우리.

다 놓고 싶은 마음 뿐이지만 사실 그럴 수는 없답니다.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건 오늘도, 내일도, 그저 버티는 것 뿐입니다.

힘내요. 나도, 당신도.







흐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 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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