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에세이를 읽고 자기비난을 시작했다

<매일을 헤엄치는 법>을 읽고

by 니디

여러분은 책을 왜 읽으시나요? :)


저는 일상 속에서 넘실 대는 파도를 좀 더 능숙하고 다루고 싶은 마음에 책을 찾습니다.

한 마디로 저에게 책을 읽는 행위란 저 스스로 '인생의 치트키'를 만드는 작업인 셈이죠.



오늘 소개드릴 책은 바로 작가이자 유튜버인 이연의 <매일을 헤엄치는 법>이라는 그림 힐링 에세이입니다.


이미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인지라 책의 출간 소식에 많은 분들이 관심과 사랑을 주시더라고요!

사실 저는 유튜브를 잘 시청하지 않아 이연 작가에 대해서 잘 몰랐다가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답니다.


언제나 기분 좋은 빳빳한 새 책을 펴는 일.

늘 그랬듯이 행복한 마음으로 보고 읽어 내려간 이 책은 저에게 털 끝만치도 알지 못했던 이연이라는 사람에게 난데없는 친근함을 느끼게 만들었으며, 그것도 모자라 그녀의 과거 속에서 현재의 저를 보는 경험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그녀와 저의 교집합을 제 멋대로 수집하며 책을 단숨에 끝낸 저는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먹먹한 마음에 울먹대고 말았어요. 마음속에 저장해야 할 인생의 치트키가 너무 많았거든요. 글 속의 작가와 지금의 제가 많이 닮아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는 그 마음, 그것이 딱 이 책에 대한 제 솔직한 느낌이었습니다.


작가는 과거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지만, 저에게는 현재의 이야기였으니까요.

삶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문제가 현재 진행형이냐, 과거형이냐, 이건 결코 무시할 수준의 고민거리가 아니죠!



두꺼운 종이와 예쁜 책의 컬러, 그리고 간단한 그림체에 설레며 가볍게 시작한 이 책이 어째서 마음이 오열하며 슬퍼하던 시절에 겨우 써 내려간 제 일기로 변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차마 다시 꺼내어 보기 무서워 차마 손 끝에 힘을 주지 못하는, 그런 나의 솔직했던 나날들이 적힌 일기를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맞딱 뜨리는 일. 결코 반갑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책을 덮을 만큼 싫지도 않더라고요.


그렇게 저는 타인의 과거를 통해 제 아픔과 상처를 마주 보고 비로소 어루만져주기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며 지냈지만, 만족할 만한 경제적 능력은 갖추고 있지 못했고 일에서 오는 행복감도 생각한 것만큼 크지 않았어요.


저는 '원하는 일을 하며 웃으며 살자'라는 일념 하나로 취업시장을 종횡무진하고 다녔지만 역시 현실은 녹록지 않았죠. 직장 내 성희롱도 당해봤고, 직장 내 괴롭힘도 당해봤네요.


20대 초반에서 중반이 되고, 중반에서 후반이 되는 시간 동안 저는 점점 작아져만 갔습니다.

높은 자신감과 자존감이 나의 최애 무기였는데 그 마저도 날이 녹슬고 둔탁해져만 갔죠.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싶은 순간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유부녀가 된 지금, 제 인생은 20대의 중반 그 언저리 즈음의 모습과 다름이 하나도 없습니다.


물론 부모님과 다른 집에서 살게 됐고, 남자 친구가 아닌 남편이 생겼고, 반려동물도 3마리나 키우게 되었지만 이것은 제 내면의 성장이 아닌 외적인 환경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이 바뀔 줄 알았건만 정작 바뀐 건 집주소와 내 나이, 그뿐이었습니다.



<매일을 헤엄치는 법>과 같은 자전적 에세이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독자 본인을 작가의 이야기에 쉽게 투영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차피 사람 사는 모양이 다 거기서 거기 인지라, 다른 듯 닮은 작가의 인생 속에서 나를 위로해 줄 말들과 다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용기를 독자 스스로 찾게 되는 거죠.


하지만 반면 책을 진행할수록 스멀스멀 내면에 떠오르는 이런 질문들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나는 왜 이런 성실함이 부족할까' '나는 지금껏 잘난 능력 하나 없이 뭐하고 살았나'

같은 자기 비난형 질문, 혹은 자기 성찰형 질문들 말이에요.


하, 끝내 저는 제 자신을 방어할 답을 찾지 못한 채 난데없이 들이닥친 자기 비난의 화살에 맞아

마음에 상처를 입고야 말았습니다. 이러려고 책을 읽는 건 아닌데요.

저도 이연 작가처럼 유명 유튜버도 되고 싶고 그림도 잘 그리고 싶어요. 글도 어찌 이렇게 담백하게 잘 써내는 걸까요.


작가가 <매일을 헤엄치는 법>에서도 언급한 '개의 길', 그건 도대체 어떤 길인 걸까요. 미치도록 찾고 싶네요.

슬프게도 전 그 길을 찾기에는 작가와는 달리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재능이 전무한 상태이고, 제 재능이 뭔지도 모르는 터라 이 책을 모두 읽은 지금도 그저 꿀 먹은 벙어리처럼 바보처럼 머뭇대고만 있습니다.



그러나, 전 쓰러지지는 않을 겁니다.

고새 <매일을 헤엄치는 법> 속의 이연 작가에게 배웠거든요.


성실함내 인생을 구해줄 무기가 될 수 있고,

희망내 인생을 밝혀줄 빛이 될 수 있다는 것을요.





신기루처럼 남아있지만 아직 사라지지는 않은,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나의 꿈

나의 인생

나의 모습


을 지키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작가 이연의 <매일을 헤엄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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