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읽고
제가 20대 중반이었을 때, 00친구의 결혼 소식을 두고 몇몇 친구들은 "00 결혼한대. 근데 남자네 집에 돈이 많은가봐. 남자 얼굴이 별로야. 돈보고 결혼하는건가?" 라고 말하며 수선을 떨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저는 그들의 근거없는 가십을 들으며 이런 결심을 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해도 현실이 된 사랑을 유지하는데는 많은 에너지와 감정이 소비될 것 같으니, 결혼만큼은 꼭 신중하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해야지.'
사랑이 결혼의 전부라고만 믿었던 그때 저는 '설마, 어떻게 돈만 보고 결혼을 해.'라는, 순수한 의심을 품고 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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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지금은 알아요. 결혼은 돈만 보고 할 수도 있다는 걸요.
그리고 돈만 보고 결혼을 하는 행태는 현대사회 뿐만 아니라 아직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초 그리고 산업혁명이 일어 난 19세기에도 그 풍토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제인오스틴 #오만과편견 을 읽고 난 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때는 돈 많고, 잘생기고, 집안도 훌륭한, 즉 백마 탄 왕자에게 시집을 가는 것이 여성들이 자신의 인생을 필 수 있게 만드는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여성이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기회도, 그렇다고 직업을 가질 자격도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여성들은 자신을 돋보이기 위해 외모를 가꾸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잘록한 허리라인을 돋보여 줄 드레스, 얼굴을 더욱 생기있게 아름답게 배가 시켜줄 헤어스타일, 고상한 말투, 차분한 행동거지, 알맞은 매너 등 그녀들의 최선의 노력은 무도회에서 선보여졌죠.
그때 당시 여성들에게 잘 갖춰진 매너와 에티켓을 배우는 일, 그리고 외모를 보강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는 당시에 상류사회의 예의범절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가 존재했다는 사실만으로 어림짐작 해볼 수 있습니다.
오만과 편견을 읽다보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대사에는 타인에 대한 외모 평가가 빠지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타고난 외모는 좀 빠지지만, 좋은 인상을 풍긴다.' 든지, '외모는 봐줄만 한지는 모르나 품행이 영 별로다.'와 같은 것 말이죠.
슬쩍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저 시대에 안 태어나길 백번 잘했군.'
<오만과 편견>은 다음과 같은 감정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현실과 시대를 잔말없이 받아들이는 여성과는 거리가 먼 엘리자베스는 무도회에서 재력가인데가 훈남인 '다아시'를 알게됩니다. 하지만 다아시를 향한 엘리자베스의 첫 느낌은 한 마디로 '별로'였고, 엘리자베스를 향한 다아시의 첫 느낌은 '음? 저여자? 왜 거슬리지?'였습니다.
그리고 어느 누구보다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엘리자베스의 언니 제인은 다아시의 친구 빙리와 사랑에 빠지게되죠.
몇 번의 무도회와 또 몇 번의 식사, 그리고 몇 마디의 가십이 이들을 중심에 두고 펼쳐지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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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용만 두고 보면 스펙타클하지 않아요.
하지만 역시 명작은 명작이구나,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에게 사유를 선사하기 때문이죠.
나에 대해 생각하고
남에 대해 생각하고
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그러다가 사랑에 대한 공상도 해보고.
이 책이 씌여진 17세기 후반의 모습과 2022년, 지금 현재의 모습이 너무나도 비슷해 읽는 중간중간 탄식이 나오기도 하고, 회의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 인간의 본성이 너무나도 잘 드러난 문장을 읽고 있으면 얼른 기록하지 않고서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역시나 관계는 힘들고
나를 아는 것은 힘들고
남을 아는 것 또한 힘든 일인가봅니다.
너무나도 먼 과거인 그때의 영국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한 것 처럼 보이니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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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of 명작
<오만과 편견>
고전은 주저하지 말고 읽어봅시다!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