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선진국>을 읽고
세계경제규모 9위
자살률 1위
산재사망률 OECD 국가 중 최상위권 (1위 다수, 5위 밑으로 떨어진 전력 無)
80대 이상 노인 자살률 압도적 1위 (10만 명당 67.4명)
GDP는 늘지만 출산률은 갈수록 급감
갑자기 무슨 얘기냐구요?
열거된 것들 모두 우리의 나라 '대한민국'에 걸린 타이틀입니다.
성장기에 갑자기 키가 쑥쑥 자라면 튼살이 생기듯,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고 불리고 있는 나라 성장 또한 급하게 이뤄진 탓에 균열이 간 것일까요?
GDP 9위라는 쾌거와 자살률 1위라는 비애는 참으로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고도의 산업 및 경제 발전을 이룬 국가를 가리키는 용어로 그로 인해 국민의 발달 수준이나 삶의 질이 높은 국가들이 해당한다'는 위키백과이 말하는 선진국의 의미입니다.
이처럼 정말 우리는 '선진국' 국민으로서 수준 높은 삶을 영유하고 있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저는 왜 아직 한번도 선진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느껴본 적이 없을까요?
제가 국가에 관심이 없어서 일까요? 일부는 맞습니다.
하지만 무관심이 전적인 이유라고는 자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경제로서의 선진국을 말하자면 저는 입을 떼지 못할 지도 몰라요.
제 자신이 경제전문가도, 그렇다고 경제나 산업 그런 부분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알려는 노력 또한 없으니까요. 모르면서 입만 떠드는 스타일이 아니라 그런 쪽에 지식이 두터운 누군가가 만약 '한국은 굉장한 "선진국"이지!'라고 주장한다면 곧이 곧대로 듣고만 있을거예요.
하지만 저기 저 "국민의 발달 수준이나 삶의 질이 높은 국가"라는 것에는 할말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개개인의 삶의 모양은 제각각 다르고 그에 대한 만족도나 행복도는 차이가 나겠지만, 왠지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선진국 국민'이라고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거든요. 자만일까요? 배부른 소리일까요?
임대 아파트 사는 친구를 따돌리고
엄마 아빠가 벤츠를 몰지 않으면 껴주지도 않는
우리 동네에 특수학교가 생기면 제 몸 불살라 반대의 반대를 거듭하는 학부모들
품종견이 아닌 잡종견을 키우면 금새 내민 손을 거둬들이거나
키우던 개가 늙고 병들었다는 이유로 생매장하는 견주
아파트 경비원을 하인 부리듯이 부리는 입주민들
버스운전기사를 홧김에 폭행하는 취객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초등학생들은 그 잘못에 대한 경중을 깨닫지 못하고 히히덕대며
이제 일할 곳이 없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노인들의 비애.
이것이 진정 선진국, 즉 "국민의 발달 수준이나 삶의 질이 높은 국가의 국민이 그려내는 모습일까요?
한 국가의 급성장으로 인해 생긴 튼살.
그 뚜렷하고 분명한 균열의 빈틈을 우리는 어떻게 채워가야만 할까요?
<눈 떠보니 선진국>의 박태웅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말과 행동이 다를 때는 언제나 행동 쪽이 진실을 가리킨다. 해결해야 할 '문화지체'들이 언덕을 이루고 있다. 해답보다 질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책을 읽으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 번 쯤은 해봄직한 질문을
<눈 떠보니 선진국>을 읽으며 마구 해보았습니다.
한국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BTS가 한국말로 노래를 불러도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거머쥐는 지금 이 시대의 한국은 과연 어떤 지침을 마련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가.
대한민국은 진정 선진국인가.
선진국이라는 단어를 말할 때 왜 내 머리 속에는 우리나라는 전혀 떠오르지 않는 것인가.
뚜렷한 답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의식을 가지고 행동해야겠다"는 다짐입니다.
모든 첫 발걸음은 거창하지 않잖아요. 국가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던 제가 그래도 이만큼의 합리적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 큰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머리를 쥐어 싸매고 시간을 들여 고민을 한다한들 답이 나올 거 같지는 않아요.
국가의 구성원이 국민이지만 온 나라 국민 개개인이 국가를 직접적으로 진두지휘할 수 있는건 아니잖아요.
그저 힘을 가진 몇몇 만이 실제로 나라를 휘두를 뿐이죠.
살짝 이런 의문을 해봅니다.
모든 국민들이 나라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할 때 나라의 발전이 이루어지려나? 하는 의문이요.
내가 사는 국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해보려는 모든 분께 추천합니다.
<눈 떠보니 선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