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개가 보기엔 말이야>를 읽고
인간은 너무나도 인간중심적이라 가끔은 동물의 생각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곤 합니다.
어느 날, 독일 심리학자이자 치료사인 톰 디스브록은 작정하고 자신의 반려견 '야콥'을 통해 본인이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메세지를 전하자 다짐했습니다. 그는 책을 쓰기 시작합니다. 항상 야콥을 곁에 두고 녀석의 말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죠.
그렇게 <글쎄, 개가 보기엔 말이야>는 완성됩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강아지와 인간의 대화체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완벽한 티키타카를 자랑하죠.
크리스마스를 앞둔 한 겨울의 어느 날, 톰은 정작 심리치료사인 자신이 스스로를 돌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프롤로그에서 그는 이렇게 말하죠.
사람들은 타인을 행복하게 살도록 도와주는 사람은 당연히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톰은 삶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추운 겨울을 함부르크에서 지내기 보다 온기가 있는 인도가 낫겠다 싶어 3주간의 인도 여행을 떠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4개월 난 강아지 야콥을 만나게 되죠.
유기견에 대해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으신 분들은 아실거예요. 인도에 유기견이 얼마나 많은지, 사람에게 가혹한 학대를 당해 죽어가는 유기견이 얼마나 많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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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콥과 톰은 언제 어디서든 함께 합니다. 피자를 나눠 먹기도 하고 대중교통을 하고 저 먼 호숫가 별장으로 휴가를 떠나기도 하죠.참고로 독일은 반려견과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엄연히 비용을 지불하고 공공재를 이용하는, 그야말로 독일에 사는 반려동물들은 존재하는 자체만으로도 확실한 권리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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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두 마리와 길냥이 한 마리를 키우고 있는 저로서는 정말 진심으로 너무나 부러운 환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강아지와 기차 여행이라니.. 생각만으로도 황홀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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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 "사람들은 자신이 피자를 좋아하고, 행복하기 위해서 피자가 필요하다는 걸 알아. 다만 피자를 옷가게나 서점에 가서 찾으며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실망하는 거지."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찾는 피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믿고 있어! 다른 사람들 피자는 있는데 말이지. 어떤 사람은 옷가게 주인이 자기에게는 일부러 피자를 주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기도 해. 자신은 충분히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면서."
p.35 "너희 인간은 사방에 독이 널렸다고 생각해. 특히 소시지에. 개뿔도 모르면서."
p37. "너도 네가 하는 말을 다른 사람들이 항상 듣고 싶어 하는지 잘 모르잖아. 그러면서도 네 말이 너한테는 중요하고. 안 그래?"
p57. 사람들은 행복이라고 하면 바닷가와 햇빛, 칵테일 바가 있는 낙원을 상상해. 그런데 정작 그곳에 있으면 무료함을 감당하지 못해 쩔쩔매지"
P81. 너희는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없을 때 다가가서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느껴?"라고 물어보지 않잖아. 그보다 떨어져서 "난 저 사람을 믿을 수 없어!"라고 말하지. 더 어리석은 건 너희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우리 개들처럼 다가가지 못한다는 거야."
필사해둔 내용들이 너무 많아 책의 초반부 내용만 꼽아보았어요. 정말 개들과 이런 철학적인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정법을 빌려 상상해봅니다. 전 개가 두 마리나 있으니까요! (아, 책에서 야콥이 항상 인간들은 가정법을 써서 말한다고 했거든요. 쿠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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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대해, 인간에 대해, 행복 그리고 인생에 대해 재미있고 가볍게 사유해보고 싶으신 분에게 완전 추천 드립니다. 개의 시선으로 바라 본 인간, 정말 한심하고 답답하기 짝이 없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