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우정이 내 인간관계에 과연 존재하는가

델핀 드 비강의 길 위의 소녀를 읽고

by 니디

#길위의소녀


여러분들, 갑작스런 외로움에 당황한 적 있으시죠? 정확한 이유는 딱히 모르겠으나 사무치는 외로움에 속이 니글거리기까지 한 그런 반갑지 않은 하루. 그럴 때 여러분들은 어떻게 외로움을 물리치나요? 외로움을 상쇄시키는 꿀팁, 있으신가요? (있으면 공유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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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를 만나거나, 남친(여친)을 만나거나,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내거나, 분좋카(분위기 좋은 카페)로 호다닥 도망을 가거나, 똘래미 아들래미의 애정어린 포옹을 받거나, 사랑하는 남편에게 응원의 한 마디를 청하거나, 나만의 소울푸드로 배를 불리거가. 아마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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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경험도 있지 않으세요?

지금 이 꿀꿀함은 [딱 친구를 만나 수다 떨면 풀릴] 기분이 분명한데 만날 사람이 없어 당황스러웠던 적. 헛헛하고 공허한 이 마음.

요즘 가끔 제가 딱 그렇답니다. 아마 연고가 아예 없는 제주로 무작정 내려와 산다고 할 때 부터 준비 했어야 할 일이 아닌가...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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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영원한 친구는 남편이지만, 가끔은 [여자사람친구]와 조잘조잘 수다를 떨고 셀카를 찍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부모님은 오히려 사회에서 만난 관계가 더 견고하고 오래갈 수 있다고 하시는데, 안.타.깝.게.도 전 아직 만나지 못했네요. 그런 탄탄한 관계를 저와 함께 구축할 사람이 아직은 나타나지 않은 것 같아요. 아니면 아마 제가 별로인 인간이기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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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애정하는 프랑스 작가 델핀 드 비강의 <길 위의 소녀>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주인공 '루' 또한 저처럼 외로운 마음을 지닌 소녀죠. 루는 노숙자 '노'를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서로의 빈 마음을 따땃하게 채워주기 시작하죠.


"노와 함께하면 말이 안될 것도 없고 쓸데없는 것도 없다. 노는 절대로 '별 생각을 다하는구나'라고 하지 않고 나를 그대로 따라온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어찌나 부러운 마음이 들던지. 난 그동안 얼마나 자주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 그들의 눈치를 보고 행동을 수정하고 가치관을 고쳐 왔는가. 만약 나에게 이런 친구가 있었다면 내 지난 날들은 얼마나 더 빛이 났을까. 이런 저런 생각에 마음이 노골노골해지고 있던 중, 이 문장이 또다시 저를 울립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는 옷 한 벌 걸쳤을 뿐이지 완전히 혼자요, 행여 그 옷이 누더기일 지라도 별 수없다."



돈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부자랑 친해져라. 그들 속으로 어떻게든 파고 들어가라]라는 말은 누더기 옷을 입은 사람이 아닌 명품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을 목표점으로 삼으라는 말이겠죠.



근데 누더기까지는 아니지만 목이 명치까지 늘어난 옷을 입고 있는 제 모습 그대로도 과연 괜찮을까요?



아 인생은 정말이지 완전히 혼자인가 봅니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던 자기 자신을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삶. 이런 맹점으로 인해 우리는 사람을 갈구하고 기대하고 상처받고 의지하는 것이 아닐까요? 다른 사람에게서 나의 니즈를 찾는 것.



인간이 정말 혼자 살 수 있다면 지금 저처럼 대책없는 외로움을 느끼지도 않을 것이고, "살아오는 내내 어디에 있든지 언제나 바깥에 있었다"고 말하는 루의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을 모두 읽고 나서도 별 감정이 안들 것이 마땅할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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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아닌 어떤 사람, 내 평생 동안 나의 순수한 친구가 되어줄 사람을 만날 수 있겠지,하는 희망을 마음 속 언저리에 품고 있는 저와 같은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문체는 짧고 아주 쉬우며 내용이 어렵지도 않아요. 하지만 필사를 해야 할 문장은 수두룩하죠. 참고로 프랑스 서점대상 수상작 이라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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