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에 대한 회상

by 니디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싶었다

반짝거리는 그 작고 비싼 돌을

새 신부 손가락에 끼워주고 싶었다


그냥 그거 하나는 왠지 욕심이 났다


시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나 시집올 때 접시며 이불이며 폐물이며 예단이며

뭐 그런 거 다 했는데

안 한거 없었는데

죄다 쓸모없더라


반지? 내다 판지 오래라니까

다 쓸모없다니까


그때 갔던 이마트 트레이더스에는

매장입구 초입부터 명품가방, 주얼리, 시계 등등

비싼 물건들이 반짝거리며 진열되어 있었다


시어머니는 유리 진열장 안에 놓여있던 명품가방을 보며

이렇게도 말했다


어머 이거 참 예쁘다


진열장 주변을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하염없이 돌며 하염없이 말했다


어머 역시 이게 딱 예쁘다


시어머니는 돌아오는 길 줄지어 뻗어있던 신축 아파트를 보며

이렇게도 말했다


요새는 아파트가 왜 이렇게 높니

저런데 한 번 살아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그때는 우리 부부가 행복주택에 당첨이 되고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15평 거실 겸 주방과 방 하나 그리고 화장실로 꾸며진

임대 아파트


그때 시어머니가 살아보고 싶다던 아파트는

힐 스테이트였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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