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도 안된 자영업자의 현타
오늘 아침 뉴스를 보았다. 을씨년스러운 홍대 거리 위에 서서 기자는 말했다.
"전국 자영업자 비대위는 백신 패스와 영업제한 조치 철폐를 위해 오는 22일 광화문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일 예정입니다."
나와 남편은 지난 5월 제주도 서귀포에 작은 식당을 열었다. 인도네시아 발리 음식인 미고랭, 나시고랭 등을 전면으로 내걸며 조금은 낯설지만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각오로 진심을 다해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예쁘게 사진을 찍고 다정한 말을 더해 매일 인스타그램 피드를 올린다. 이어 당근 마켓에도 홍보를 한다. 요리를 하는 남편은 한 그릇 한 그릇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맛이 더욱 훌륭하도록 그리고 변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음식을 만든다. 이런 정성을 느낀 손님 덕분에 가게 문을 열고 지금껏 한 번의 마이너스 없이 잘 유지해오고 있었다. 물론 대단한 금액을 저금하지는 못해도 가게와 가계를 운영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그런데 방역 패스가 찾아오고 거리두기 인원 제한이 또다시 내려진 지금, 홀은 텅 비어있다. 애써 선곡한 음악만이 울려 퍼지고 있는 홀은 그저 처량하기만 하다. 우리가 뭘 잘못했나 싶어 여기저기 리뷰도 뒤져보고 손님들에게 피드백도 묻지만 여전히 보이고 들리는 것은 '너무 맛있어요.'였다.
남편과 나는 하루 이틀 계속되는 매출 부진에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바닥에 니스칠을 한 듯 매끄럽게 흘러간 지난 7개월. 꿈 같이 아득하기만 하다.
며칠을 남편과 상의 한 끝에 이제는 내가 독자적으로 나가 돈을 벌어야 하는 때가 왔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 마저도 쉽지는 않은 것이 애초에 둘이서 운영하겠다고 한 이 식당은 남편 혼자서 모든 것을 도맡아 하기에는 동선이나 홀의 크기가 맞지 않았고, 만약 내가 나간다면 키오스크 혹은 아르바이트 님을 모셔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 지출을 늘렸다가는 조삼모사가 될 가능성이 다분한 것이다.
"역시 '존버'가 답이지." 하는 신념을 되새기며 최대한 웃고 떠들며 시간을 보내보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의 막막함은 이내 얼굴에서 웃음기를 앗아가고 만다. 결국 여기다가 하소연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른 가게들의 사정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렇다. 그렇다고 입 밖에 내기에는 자존심이 상한다. 그냥 빨리 코로나가 꺼져주었으면 좋겠다.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이 신혼부부를 가엾이 여겨 제발 꺼져주라 코로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