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충전하지 않는 사람이 쿨해보여요

by 윤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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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시덥잖은 이야기지만, 휴대폰 배터리가 낮아도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 멋있다. 7~80퍼센트 정도가 아니라. 아에 3~40 퍼센트인데도 딱히 관심이 없는 사람들. 그러다가 10퍼센트 쯤 되면 그때서야 충전기를 찾는. 그러다가 못찾으면 에잉 별 수 없지 하고. 꺼지면 꺼지는대로 냅두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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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휴대폰으로 그렇게 많은걸 하는건 아니다. 애초에 이동중이나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맥북이 있으니까. 카톡이나 심지어 전화도 가능하다. 인스타그램은 사진을 올리는건 안된다고 해도, 보는거야 쉽고. 또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거 컴퓨터로 다 하니까. 딱히 게임을 하는것도 아니고, 인스타 카톡 외엔 하는게 없다. 가방엔 책을 들고 다니는 편이니까, 책을 읽는 기회일수도 있다. 사실 30퍼센트면 음악도 몇 시간은 들을 수 있다. 유튜브를 못보는건 좀 아쉽지만, 좀 참으면 되잖아. 평생 충전 못하는것도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터리가 60퍼센트만 되어도 손이 벌벌 떨린다. 충전기 없어 충전기? 꼭 폰이 꺼지면 세상이 멸망하는 것 처럼 호들갑을 떤다. 보조배터리를 왜 안챙겼을까. 얼른 충전해야지. 다이소 가서 하나 사올까? 다이소 어디지? 두어시간만 있으면 집에 들어가는데도 그걸 못참는다. 이정도면 충분히 의존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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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내 주변의 사람들은, 충전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잠들기 전 60퍼센트인데도 충전하며 잠들지 않는다. 40퍼 센트 밖에 없는데 저전력 모드로 바꾸지 않는다. 폰이 꺼졌는데도 집에 가서 키면 된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멋있는가, 얼마나 쿨한가. 난 그 사이에 올 지도 모르는 연락에 걱정되며 노심초사하고 얼른 집에 가자마자 충전을 한다. 그리고 전원을 켜봤자, 아무런 연락도 안와있다. 이런 생활이 반복이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 되고싶다, 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런 생각 안하는 사람이 더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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